교육부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학생 선발권을 규제하려다 한발 물러서면서 인천지역에서 자사고 건립 계획이 제 궤도를 찾고 있다. 교육부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자사고 입시를 ‘선지원 후추첨’으로 바꾸려다 서울 이외 지방의 자사고에 한해 기존 선발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은 추첨제를 도입하지만 학교에 면접 선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인천의 자사고 1호인 인천하늘고의 경우 입학경쟁이 예년보다 더 치열해지는 등 꾸준히 관심을 끌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교육부가 8월 일반고 육성정책을 발효한 이후 송도국제도시의 자사고 설립 계획을 취소하려다 예정대로 2015년 3월에 개교하기로 했다. 또 OCI㈜ 인천공장 터가 있던 용현학익도시개발사업지구와 청라국제도시에서도 자사고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하늘고는 3년 전 개교 당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해 첫 신입생을 일반고 수준으로 뽑았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입시경쟁이 치열해져 요즘 중학교 내신성적이 전체의 3%이내에 들어야만 입학이 가능한 수준으로 바뀌었다.
이 학교는 4∼8일 내년도 신입생 225명을 모집하고 있는데 6일 현재 2.26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강석윤 인천하늘고 교장은 “1차 서류전형에서 내신성적으로만 정원의 2배수를 뽑는데, 전교 10등 이내의 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2차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된 신입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학생들의 생활은 여느 학교와 아주 다르다. 수준별 수업이 진행되고 전체 커리큘럼의 3분의 1은 대학과정과 비슷하게 짜여져 있다. 학생들은 명문대에 원정을 가서 수업을 받는가 하면 방학 때 해외 교수 초빙 강연을 듣는다. 학교 측의 사교육 원천봉쇄 방침에 따라 한 달에 한 번 기숙사를 떠나 2박3일 일정으로 집에 다녀올 수 있다. 이 학교의 교육방침인 ‘1인(人) 1예(藝) 1체(體)’를 실현하기 위해 재학생들은 정규강좌와 방과 후 시간에 외부강사로부터 다양한 예체능 수업을 받고 있다.
대입 성적 발표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첫 졸업생 190명 중 20여 명이 이미 진학할 대학을 결정했다. 4명은 일본의 10위권 이내 명문대인 아시아태평양대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KAIST 3명, 성균관대 4명으로 확정됐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의 1단계 입시 발표 이후엔 이 학교의 대입 성과가 더 좋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최고 명문고로 유명한 포항제철고를 운영 중인 포스코교육재단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2만5000m² 터에 교과동, 식당, 체육관 등을 갖춘 가칭 ‘송도자사고’를 짓는다. 올해 말 교육부로부터 학교시설사업 시행계획 승인을 받은 뒤 착공에 들어가 2015년 1월 준공할 예정이다.
송도자사고는 포항제철고와 유사한 교과과정을 도입해 운영되며, 인천에 거주하는 학생에게 우선 입학권을 줄 방침이다. NSIC와 포스코건설이 학교 건립비와 운영비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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