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전공 학우들이 대사를 할 때 화를 내는 줄 알았는데 자막을 보니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어요. 중국어의 성조(聲調)를 잘 몰라서 비롯된 완전한 오해였죠.”(웃음)
12일 ‘꽃보다 남자’라는 연극을 일본어와 중국어를 뒤섞어 무대 위에 올리는 충남 건양대 중국일본학부 학생들은 요즘 연습을 하면서 배꼽을 잡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학부의 3학년 유성근 학회장은 “중국어에는 성조가, 일본어에는 야마와 인토네이션이 있는데 각각의 언어를 배우는 사람이 상대방의 표현 방식에 익숙하지 않아 오해가 생긴다”며 “각국 언어의 차이를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어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교내 경상강당에서 막이 오르는 ‘꽃보다 남자’는 일본 만화가 원작으로 이미 한중일 3국에서 방영됐던 작품. 중국일본학부는 2012년 중국언어문화학과와 일문언어문화학과를 개편해 만든 최초의 중국어와 일본어 2개 동시 전공 학부이다. 언어뿐 아니라 두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관한 지식도 습득한다. 새로운 학부 스타일에 맞게 이번 연극은 1, 3막은 일본어로, 2, 4막은 중국어로 만들었다. 연극의 주축은 두 언어를 모두 전공하는 2012, 2013학번들이 맡았다. 아직 중국언어문화학과와 일문언어문화학과 체계를 유지하면서 각자 한 가지 언어만 배우는 2011학번 이상의 선배들은 소품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연극을 지원하고 있다.
막마다 다른 언어로 진행되다 보니 이야기가 단절되는 듯한 느낌도 주고 배우들의 집중도도 떨어졌지만 최대한 조화를 이루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김원중 중국일본학부장은 “교수들은 연극의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각국의 문화를 잘 드러내도록 대본을 각색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4학년 조이국 씨는 “중국어와 일본어는 서로 다르긴 하지만 한중일 모두 동북아의 같은 문화권인 만큼 차이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공연이 될 것”이라며 많이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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