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日도레이社 새만금 유치
국내기업 유치 전주시 “재뿌리나”
전북도 “市 주장은 억지” 반박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실적 경쟁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히는 ‘탄소산업’을 둘러싸고 전북도와 전주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선 자치제 이후 도와 시군이 기업 홍보실적을 놓고 서로 공 다툼을 벌인 경우는 있었지만 도가 발표한 기업 유치 성과에 대해 시가 핵심사업에 ‘재를 뿌리는 일’이라며 반박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전북도가 세계적인 첨단 소재 기업인 일본 도레이사를 새만금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전주시의회가 반박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전주시가 인도 탄소시장 개발 성과를 발표하는 등 반격하는 양상이다.
전북도는 지난달 탄소섬유 등 첨단소재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일본의 도레이사가 새만금에 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홍보에 나섰다. 폴리페닐렌 설파이드(PPS·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도레이가 새만금에 PPS 수지와 컴파운드, 원료인 황화수소나트륨 등 일괄생산 공장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의회는 ‘전북도는 전주시 탄소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전주시가 탄소산업 육성에 혼신의 힘을 다해왔는데 전북도가 탄소분야 최대 경쟁기업인 일본 도레이사를 새만금에 유치했다고 발표했으니 전북도가 탄소산업을 포기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전북도는 즉시 “도레이의 투자는 탄소산업이 아닌 PPS 분야로 전주시의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이번 투자가 고분자 소재인 PPS 분야에 한정됐지만 도레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탄소섬유 분야 1위 업체로 추후에 탄소공장 추가 설립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탄소분야 공룡기업인 도레이가 경쟁력 있는 탄소 관련 제품을 출시하면 이제 막 착근한 국내 탄소업체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탄소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고 효성과 GS칼텍스 등 탄소기업을 유치해온 전주시도 기업 유치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하진 시장이 이끈 인도시장 개척단이 이달 초 인도의 자동차 부품시장에 전주의 탄소섬유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홍보에 나섰다. 송 시장은 인도 ‘하리아나 주(州)’ 등 2개 주와 자동차 탄소부품 공급 및 기술협약을 체결했다.
전북도와 전주시의 ‘탄소경쟁’이 관심을 끄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년 도지사 선거와 무관치 않다. 일찍부터 도지사 선거를 준비 중인 송 시장은 내년 선거에 내세울 자신의 주요 성과로 ‘탄소산업’을 선점했고, 3선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김완주 전북지사도 세계 1위 탄소업체인 ‘도레이’ 유치를 주요 실적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가 탄소산업 권역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팔복동 친환경복합단지 3단계 사업을 놓고도 전북도와 전주시가 대립하고 있다. 전북도가 현재 산업단지도 미분양률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 산단 개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달아 안전행정부에 올리자 보완지시가 내려온 상황이다.
전북도와 전주시 사이의 업무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선거를 앞두고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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