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억 행방 묘연… ‘마늘밭 사건’ 재연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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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해 454억 번 일당 적발
구속 2명, 김제 사건 주범과 친구… 경찰, 제3의 장소에 은닉여부 수사

2011년 4월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번 110억 원을 전북 김제의 마늘밭에 묻어뒀다가 발각된 이른바 ‘김제 마늘밭 사건’이 대전에서 재연될 조짐이다.

대전지방경찰청은 11일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수백억 원대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한 혐의(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임모(45), 문모 씨(49) 등 4명을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임 씨 등은 2011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상의 한 가상 서버를 이용해 고스톱 포커 바둑이 등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발생한 수익금 454억 원을 현금으로 챙긴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숨겨둔 거액의 현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 등은 중국에 본사를 두고 국내 지역 본사-가맹점으로 이어지는 점조직 형태로 불법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용자들의 판돈 가운데 12.8%를 딜러비 명목으로 공제했다. 이들이 국내 지역 본사를 운영하며 딜러비로 뗀 돈은 모두 454억 원.

임 씨 등은 130여 개 대포통장을 이용해 거래했으며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등지에 있는 현금인출기에서 하루 최대 1억 원까지 5만 원권으로 인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압수한 금액은 임 씨 집 옷장에 보관돼 있던 5만 원권 2000만 원과 범행 계좌에서 발견된 잔액 8950만 원뿐이다. 나머지 453억 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빼돌린 현금으로 제3의 장소에 은닉했거나 부동산을 구입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특히 구속된 임 씨, 문 씨는 2011년 110억 원의 뭉칫돈이 발견된 ‘김제 마늘밭 사건’의 주범인 이모 씨 형제와 동향 친구였다는 사실을 밝혀내 이들과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9개월간 추적해 온 김선영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경정)은 “범행 방식 등을 고려할 때 ‘김제 마늘밭 사건’ 당시 함께 운영됐던 하부조직이 잡히지 않은 채 현재까지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도박 수익금이 어디 있는지, 또 다른 조직은 없는지 등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불법 도박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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