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고희정 작가의 과학 돋보기]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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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크기로 빛의 양 조절합니다

출처: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글: 고희정 그림: 서용남 가나출판사
출처: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글: 고희정 그림: 서용남 가나출판사
11월 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지정한 ‘눈의 날’입니다. 눈의 날을 맞아 동아일보 11일자 A23면에도 ‘안과검진 진실&오해’라는 제목으로 눈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사가 실렸네요. 어느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35%가 안경을 쓴다고 합니다. 눈 건강관리에 그만큼 소홀하다는 뜻이겠죠? 오늘은 우리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창, ‘눈’에 대해 알아볼까요?

○ 눈이 물체를 보는 방법

우리 몸에는 외부의 자극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일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이를 감각기관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 시각기관인 눈은 물체의 모양이나 색깔을 구별하는 일을 합니다.

눈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눈 한가운데에는 검은색의 눈동자가 있습니다. 이를 동공이라고 합니다. 동공은 빛을 받아들이는 일을 합니다.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동공이 커져서 빛을 많이 받아들이고, 밝은 곳에 오면 작아져서 너무 많은 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까 눈은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면서 항상 적당한 양의 빛을 받아들입니다.

동공 바로 뒤쪽에는 수정체라고 부르는 투명한 조직이 있는데, 볼록렌즈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지고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두꺼워져서 눈의 초점을 맞춰주죠. 수정체 안쪽으로는 망막이라고 부르는 붉은색의 얇은 막이 있습니다. 우리가 물체를 보는 것은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우리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반사광이 눈동자를 통해 들어오면 망막에 뒤집힌 상을 만들고, 이것이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됩니다. 그럼 뇌에서 뒤집힌 상을 바로잡아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우리 눈의 망막에 어떻게 상이 맺히는지 실험으로 알아볼까요? 볼록렌즈인 돋보기는 우리 눈의 수정체와 같은 역할을 하고, 기름종이는 망막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어때요? 거꾸로 상이 맺히죠? (그림 참조)

○ 눈이 색을 구별하는 방법

우리 눈은 가장 좋은 조명 아래서 약 1000만 종류의 색을 구별한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어떻게 그 많은 색을 구분할까요? 망막에 있는 감각세포 때문입니다. 감각세포는 밝고 어두운 정도를 구별하는 간상세포와 자세한 모양과 색을 인식하는 원추세포로 이뤄져 있습니다. 원추세포가 빨강, 파랑, 녹색 빛에 각각 반응하니까 색을 구분할 수 있는 겁니다.

빛이 진행하다가 물체에 부딪치면 어떤 색은 물체에 흡수되고, 어떤 색은 반사됩니다. 빨간 사과는 빨간색만을 반사하고 다른 색은 모두 흡수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눈은 사과를 빨간색으로 보게 됩니다. 검은색으로 보이는 물체는 빛의 모든 성분을 흡수하기 때문이고, 흰색으로 보이는 물체는 모든 빛을 반사하기 때문입니다.

홍채는 눈의 검은자 부위의 도넛모양 근육을 말합니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밝은 곳에서는 홍채가 느슨해져서 동공의 크기가 작아지니까 빛을 적게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어두운 곳에서는 홍채가 수축해서 동공이 커지므로 많은 양의 빛이 들어오게 합니다.

홍채 안에는 멜라닌이라는 작은 색소 세포가 있습니다. 색소의 양에 따라 눈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멜라닌 색소가 많이 들어 있을수록 검게 보이고, 적게 들어 있으면 갈색이나 푸른색 눈이 됩니다. 그러니 사람마다 색깔이 다 다르겠죠?

○ 눈의 착각을 이용하는 방법

이렇게 정교하게 작동하는 우리 눈도 착각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를 착시(錯視)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뇌가 착각을 일으켜 정보를 잘못 해석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뇌가 물체에 대한 정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물체 주변의 다른 물체나 빛, 색 같은 여러 요인에 따라 물체의 크기나 모양, 색깔을 실제와 다르게 착각하여 잘못 보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착시현상은 흔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그림입니다. 그림은 종이 위에 그려진 평면이지만 우리는 입체적으로 느낍니다. 원근법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있는 물체는 크고 선명하게, 멀리 있는 물체는 작고 흐릿하게 그립니다. 그럼 우리 눈은 진짜 크고 선명한 것은 가까이 있는 듯이, 작고 흐릿한 것은 멀리 있는 듯이 착각을 합니다.

또 어떤 물체가 눈앞에서 사라지더라도 그 물체의 형태와 색이 약 20분의 1초가량 남습니다. 이를 잔상(殘像)이라고 합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바로 이 현상을 이용합니다. 조금씩 다른 정지된 영상을 빠르고 연속적으로 보면 각각의 잔상이 겹치면서 우리 뇌는 영상이 연속적으로 움직인다고 인식합니다.

우리 몸 속 깊은 곳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박물관에 가면 몸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인체과학박물관 ‘뮤지엄 몸’은 모형이 아닌 우리의 실제 몸의 표본을 보여줍니다. 또 경기 고양시의 인체탐구과학박물관에서는 생체스코프를 이용해 눈을 관찰하고, 시력과 색맹인지 아닌지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서울 인사동과 제주도 중문에 있는 눈속임 테마파크 ‘박물관이 살아있다’에 가면 착시현상을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고희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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