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유럽의 문화수도’로 불리는 터키 이스탄불을 뜨겁게 달궜던 ‘2013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내년에는 경북 경주에서 ‘답례’ 형식으로 이어진다. 이번 엑스포(8월 31일∼9월 22일)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 대한 감사 표시로 이스탄불 측의 요청으로 추진된다. ‘길, 만남, 그리고 동행’을 주제로 열린 엑스포는 관람객 480만 명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이스탄불 시 추진단과 공연단 24명은 최근 경북도와 경주시 등을 방문해 내년 행사를 협의했다. 내년 4, 5월 개최할 예정인 행사 이름은 ‘경주 속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 엑스포가 한국과 신라 문화를 이스탄불에 알린 행사라면 ‘경주 속 이스탄불’은 터키 문화를 한국에 보여주는 행사이다.
6∼11일 경북을 찾은 이스탄불 측 방문단은 부산유엔기념공원의 6·25전쟁 참전 터키용사 묘역을 참배했다. 경북도는 이번 엑스포에서 터키의 6·25전쟁 참전용사를 초청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쳐 이스탄불 현지에서 ‘형제 국가’에 어울리는 관심을 모았다.
방문단은 내년 행사 때 공연과 전시, 심포지엄, 영화제 등을 마련하기로 하고 경주예술의 전당과 동리목월문학관 등을 살폈다. 세계문화유산인 경주양동마을을 찾아 경주의 문화 기반을 점검했다. 터키민속공연단은 영덕과 예천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방문단은 출국하기 전 한국화 분야 거장으로 경주에 정착한 박대성 화백의 서울 전시회를 관람했다.
방문단장으로 압둘라만 셴 이스탄불 시 문화사회실장(58)이 참여해 내년 행사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신문기자 출신인 셴 실장은 이번 엑스포 실무 책임을 맡았다. 엑스포를 앞두고 지난해 8월 경주를 방문했던 그는 “이번 엑스포가 기대 이상으로 성공을 거둬 깊은 여운을 남겼다. 내년 행사를 통해 터키와 한국, 이스탄불과 경북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문학작품과 영화 교류를 시작으로 매년 문화 교류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이스탄불 엑스포의 감동을 내년에 다시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육상 실크로드를 활용한 이스탄불 엑스포를 계기로 내년에는 해상 실크로드 탐험에 나선다. 포항을 출발해 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인도∼스리랑카∼오만∼이란 코스 1만7000여 km를 90일가량 항해할 예정이다. 탐험 선박은 한국해양대 실습선인 한바다호(6686t)를 이용할 계획이다. 인도에는 신라 승려 혜초의 탐험기념비를 세울 예정이다.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육지 실크로드와 바다 실크로드 탐험을 통해 신라문명의 뿌리를 확인하고 미래를 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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