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국의 전주, 한국의 전주를 찾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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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표기 ‘全州’로 똑같고 지명-풍습-식생활도 비슷
中공무원들 “전주시 도약 배울것”

중국에도 전북 전주시와 한자 이름이 같은 도시가 있다. 중국 남부 구이린(桂林) 시의 취안저우(全州·전주) 현이 그렇다. 두 도시는 이름만 같을 뿐 아니라 똑같은 이름의 산과 동(洞)이 있고 풍습과 식생활도 비슷한 게 많다.

천년고도인 이 도시가 전주라는 이름을 쓴 것은 939년경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757년 전주라는 지명을 처음 쓴 것보다 180여 년 뒤이며, 전주가 후백제의 수도였다가 멸망(936년)한 지 3년이 지난 뒤다. 후백제가 전주를 도읍지로 삼아 건국했다가 멸망(936년)한 지 3년이 지난 뒤다.

중국 취안저우 현에도 진산(金山·금산)사와 치린(麒麟·기린) 산, 완산(完山·완산), 타이핑(太平·태평) 등 전주 시내와 주변의 이름과 같은 지명이 여럿 있다. 전주시는 이들 지명의 유래와 의미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1919년에 설립된 중국 취안저우고교는 전북 전주고와 같은 해에, 같은 이름으로 만들어진 인연이 있다. 중국 소수 민족인 먀오(苗)족과 야오(瑤)족이 대부분인 이 도시에서는 음식도 김치, 장아찌 등 우리와 비슷한 발효 식품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우리가 과거에 썼던 절구와 맷돌, 외다리방아를 사용하고 솟대 신앙이 남아 있는 등 문화적 연관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과거 두 도시 간 교류의 흔적이나 관련성을 보여 주는 자료는 남아 있지 않아 어떻게 두 도시가 많은 공통점을 갖게 됐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과거 우리 지명이나 자연 이름 가운데 중국 것을 본뜬 것이 많고 백제 멸망 후 일부 세력이 건너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전북 전주시와 우호 교류를 추진하는 취안저우 현 공무원과 기업인들이 13일 전주시청을 찾았다. 이들은 전주고와 한옥마을, 금산사, 전주역사박물관,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을 방문한다. 전주시와 취안저우 현은 역사와 문화, 관광,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우호 교류를 확대하기로 하고 2010년 의향서를 교환했다.

취안저우 현은 구이린의 12개 도시 가운데 하나로 홍콩, 마카오와 가까우며 인구는 78만 명, 면적은 4021km²이다. 전주시보다 인구는 10여만 명 많고 면적은 17배가량 넓다.

장창구이(蔣昌桂) 취안저우 현장은 “한국에 우리와 닮은 전주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전주시가 미래첨단산업도시로 도약하는 것을 보면서 취안저우 현의 가야 할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전주시#중국 구이린#취안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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