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씨름도 승부조작… 금강급 선수 2명 구속

지난해 설날 장사대회 결승서 우승 양보 대가 금품… 수사 확대

프로농구와 프로축구에 이어 씨름에서도 승부조작이 이뤄진 단서가 포착돼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전주지방검찰청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씨름선수 안모(26), 장모 씨(36) 등 2명을 구속했고 수사를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 22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설날 장사씨름대회 금강급(90kg급 이하) 결승전에서 승부를 조작한 혐의다. 조사 결과 안 씨는 장 씨와 사전에 승부를 조작한 뒤 결승에서 3 대 2로 꺾고 우승했다. 장 씨는 당시까지 통산 7번이나 장사 타이틀을 차지한 백전노장이었지만 우승 경험이 없는 안 씨에게 무기력하게 졌다. 검찰은 이들 사이에 우승을 양보하는 조건으로 1000만∼2000만 원의 돈이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안 씨의 소속팀은 전북을 연고로 창단한 지 3년간 한 명의 우승자도 내지 못해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 상태였고 이에 따른 승부조작이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대한씨름협회는 1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