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장치 고장… 아침에 손으로 꺼, 제2롯데월드 비행 안전성 다시 논란
與 이혜훈 “층수조정 재검토 필요”
16일 헬기가 충돌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102동 건물의 항공장애표시등(사진 점선안)이 사고 당시 꺼져 있었던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사고를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 직원은 16일 오전 8시 수동으로 항공장애표시등을 껐다. 자동으로 켜고 끄는 시스템은 고장 난 상태였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높이 150m 이상 건물 꼭대기에 항공장애표시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낮이라도 시정이 5000m에 못 미치면 켜 놓아야 한다. 사고가 난 16일 오전 8시 54분경 잠실에서 8km 떨어진 성남 서울공항의 가시거리는 800m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장애표시등 작동 여부가 이번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현직 민간 헬기 조종사 A 씨(46)는 “항공장애표시등은 맑은 날 야간 비행 시 큰 도움이 되지만 안개가 심하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장애표시등이 꺼져 있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관계자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건축허가는 났지만 완공된 상태는 아닌 만큼 제2 롯데월드의 층수 조정 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위 차원에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성남 서울공항에서 5∼6km 떨어진 곳에 건설 중인 제2롯데월드는 높이 555m, 지상 123층 규모로 이번 사고가 난 건물보다 85층 더 높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2롯데월드로 인한 서울공항 이착륙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민간헬기와 군용항공기는 비행 과정에서의 위험을 기술적으로 보완하는 시스템에 많은 차이가 있어서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층수 조정은 고려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롯데 측은 “초정밀 감시장비, 항공기 지형인식 경보 체계 등 최첨단 전자장비까지 보강해 공군에 양도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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