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절도 ‘좀도둑’ 1명 기소에 검사 28명 참여, 왜?

일정한 직업이 없는 이 모 씨(39)는 지난해 5월부터 부산을 중심으로 전국을 돌며 휴대전화 매장을 눈여겨봤다. 그 중 손님이 많거나 영업이 잘되는 매장을 골라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 신청을 한 뒤 "아내에게 휴대폰을 보여주고 신분증을 갖고 오겠다" 등의 얘기를 한 뒤 최신 스마트 폰을 갖고 달아났다.

휴대전화를 훔친 후에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휴대전화 충전을 맡기면서 25만~55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과 담배 등을 구입했다. 종업원에게는 "차에 가서 돈을 가지고 와 계산 하겠다", "휴대전화를 찾으러 올 때 돈을 주겠다"고 속인 뒤 물건을 가지고 그대로 달아났다.

이 씨는 휴대전화 매장에서 68대의 신형 휴대전화를 훔쳐 이를 편의점에서 상품권 등과 바꾸치기하는 수법으로 6000여만 원을 챙겼다.

이 씨의 절도 ·사기죄에 대한 기소는 무려 41차례에 달했고, 이 과정에서 28명의 검사가 참여했다. 이 씨가 부산, 대구, 대전, 울산, 창원 등 전국을 돌며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2011년 11월 말 출소한 적이 있다.

부산지법 형사 5단독 전지환 판사는 19일 이 씨에 대해 절도와 사기,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6월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전 판사는 "범행이 불량할 뿐 아니라 피해금액도 크고, 이전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약 40차례에 범행을 저지른 점, 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범행을 반복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