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제주]맘속 추위 녹이는 ‘연탄쿠폰’ 고맙긴하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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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역 1만7522가구에 지급… 소외계층 난방비 해결에 큰 도움
분실땐 재발급안돼 제도 보완 필요

‘연탄쿠폰을 분실하면 재발급 안 됩니다!’

저소득층이 추운 겨울나기를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연탄쿠폰’을 분실할 경우 재발급이 불가능해 빈곤계층을 두 번 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연탄쿠폰 100장 중 2장은 사장(死藏)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광해관리공단 호남지사에 따르면 올해 호남지역 연탄쿠폰 지급 가구는 1만7522가구. 2012년(1만8488가구), 2011년(1만8366가구)보다 약간 줄어든 수준이다. 쿠폰 1장으로 16만9000원어치에 해당하는 연탄 300여 장을 공급받을 수 있다.

연탄은 1950년대부터 서민들의 중요한 난방연료였다. 석탄을 주원료로 하며 무게 3.6kg, 높이 14.2cm, 지름 15cm. 가스, 기름 난방이 확산되면서 연탄 난방이 크게 줄긴 했지만 빈곤계층은 kg당 4400Cal 열기를 내뿜는 연탄 덕분에 추위를 이긴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2008년부터 연탄을 사용하는 전국 빈곤계층에 연탄가격 상승 금액만큼 연탄을 무료 제공하는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평균 연탄쿠폰 지급 가구는 전국적으로 8만여 가구, 호남 1만8000가구 정도다. 그러나 연탄쿠폰을 분실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등의 각종 이유로 쿠폰을 사장하는 소외계층은 한 해 평균 전국 1600여 가구, 호남 400여 가구에 이른다. 호남에서 연탄쿠폰을 쓰지 않는 빈곤가구는 2012년 435곳, 2011년 414곳이었다. 소외계층 가구마다 연탄쿠폰 1장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쿠폰 100장 중 2장은 쓰이지 않는 것이다.

연탄쿠폰 사장은 주로 빈곤 노인층에서 나온다. 노인들이 연탄쿠폰 사용 기간(2013년 10월∼2014년 4월)을 모르거나 연탄 창고가 좁아 쿠폰을 나중에 사용하겠다며 보관하고 있다가 잃어버리는 것. 일부는 난방연료를 바꿔 더이상 연탄을 사용하지 않거나 이사, 사망 등 개인적 이유로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 규정상 연탄쿠폰을 분실할 경우 재발급이 안 된다.

각 자치단체는 빈곤계층이 한국광해관리공단에서 주는 연탄쿠폰만으로는 겨울을 나기 힘들다며 추가 지원을 하고 있다. 광주시는 홀로 사는 노인, 장애인,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 2673가구에 추가로 연탄 80만 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광주지역 빈곤계층 가구의 경우 한국광해관리공단 쿠폰으로 연탄 338장을 구입할 수 있지만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평균 700여 장이 필요하다. 광주시의 배려 덕분에 추가 쿠폰(14만9000원)으로 연탄 298장을 더 구입할 수 있다. 광주시는 추가 쿠폰 재발급을 융통성 있게 진행할 방침이다.

올해 연탄 공장가격은 평균 500원 정도다. 17m²(약 5평) 방 하나를 하루 종일 난방하려면 평균 연탄 4장이 들어간다. 연탄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겨울나기에 든든한 버팀목이다. 호남지역에 연탄을 공급하는 광주남선연탄 관계자는 “올해 혹한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전망이 나오자 빈곤층이 평년보다 연탄을 10% 정도 더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탄 수요는 늘고 있지만 기부는 줄어 빈곤계층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각 자치단체가 연탄쿠폰이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홍보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사회복지학 교수는 “빈곤계층이 누락되지 않고 연탄쿠폰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실태조사를 하는 등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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