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1월부터 동아일보의 ‘신문과 놀자’에 ‘임형주의 뮤직 다이어리’를 쓰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27)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신문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신문기자를 했을지 모르지요. 2011년에는 한국신문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상’을 받았답니다. 대학에서 틈틈이 신문에 대한 강연을 할 정도로 신문 사랑이 남달라요.
비밀 하나 알려 드릴까요. 저는 매일 아침마다 신문 15종을 읽어요. 신동아 7년 독자이기도 합니다. 제 서재에는 낯설지만 촌스러운 표지의 옛날 신동아부터 15일자 동아일보 신문까지 빼곡히 꽂혀 있어요. 까만 뿔테 안경을 끼고 신문을 찬찬히 훑어 내려가는 제 모습을 보면 예사롭지 않다고 하지요.
언제부터 신문을 읽었느냐고요? 초등학교를 다닐 때 방과 후 특활반으로 웅변을 배웠어요. 동화 구연 웅변대회에 나가려고 하면 선생님이 과제를 내주고 이렇게 얘기하셨습니다. “집에 있는 신문을 소리 내서 읽어라.” 발음이 또박또박해지고 문장의 육하원칙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는 이유였어요. 이후로 자연스럽게 신문을 보게 됐습니다. 매일 아침 신문을 갖고 화장실로 갔죠. 아버지가 신문을 다 보신 후에 저는 그 앞에 앉아서 소리 내어 기사를 읽었어요. 나중에는 제가 나오는 기사를 스크랩하다 보니 자연스레 신문과 친해졌습니다. 어렸을 땐 “기자 아저씨가 되고 싶어요”라고 했었는데….
저더러 ‘신문 애호가’라고 합니다. 활자 중독자라고도 합니다. 대학에서 신문에 대해 특강을 하면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여러분 오늘이 지나면 뭐가 돼요?” 모두 “어제요” 또는 “내일요”라고 합니다. 저는 “아니요. 오늘이 지나면 역사가 되죠”라고 합니다. 신문을 보면 어제 일이 역사가 돼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겁니다.
신문은 저의 동반자예요. 해외에서 어떻게 공연했는지, 무슨 상을 받았는지, 앞으로 무슨 공연을 하는지 다 알려 줍니다. 개인적으로도 제 삶을 돌아볼 수 있어요. 제가 했던 인터뷰 기사를 나중에 읽어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설정해 주죠. 그만큼 신문은 제게 특별해요.
제 자랑을 좀 해볼까요? 저는 2010년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동아광장에 최연소 필자로 칼럼을 쓰기 시작했어요. 2011년에는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라는 수필집을 냈습니다. 이젠 글을 쓰는 게 익숙해졌을 법도 하다고요? 아니에요. 신문을 많이 읽는 저도 아직까지 글을 쓸 때 긴장해요. 특히 ‘뮤직 다이어리’ 주제를 고민하다 보면 5시간 정도 허공을 보는 일은 기본입니다. 그래도 노력은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고, 신문을 꾸준히 많이 읽었기에 이제는 글쓰기가 두렵지 않아요. 제 칼럼은 인터넷에 영원히 남습니다. 누군가 지면이나 인터넷으로 제 글을 접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 그만큼 행복합니다.
모두들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가 글쓰기에 욕심을 내는 이유를 궁금해 하더라고요. 저는 예술인은 오른손잡이라도 왼손잡이 같은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혈액형은 AB형이고요, 왼손잡이입니다. 꼼꼼함과 대범함을 모두 갖고 있어요. 또 성악을 좋아하지만 책을 읽고 글 쓰고 영화 보고 사색하는 걸 즐깁니다. 제가 파스타만 먹을 것 같지요? 사실 토속적인 음식을 좋아해요. 막창 곱창 대창. 와인보다는 막걸리를 좋아합니다. 시래기된장무침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 여러분에게 얘기해 주고 싶어요. 신문은 살아 있는 교과서라고요. 800원짜리 개인비서이자 개인교사지요. 뻔한 대답 같지만 신문을 많이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신문은 우리 일상과 조국,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담습니다. 신문은 어떤 사건이든 아주 쉽게 풀어 줍니다. 인터넷의 발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신문은 정보의 정확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신문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느낌이 정말 좋아요. 요즘 학생들은 왜 이런 즐거움을 모를까요. 저는 신문을 넘길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지성인으로서 살아가는 토대잖아요. 마치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다운로딩 중…’ 그런 거.
여러 신문을 읽으려는 학생에게 조언을 할게요. 우선 신문의 단독 기사, 기획 기사부터 먼저 훑어보세요. 또 똑같은 사안을 어떻게 다르게 썼는지 살펴 보세요. 이렇게 습관을 들이면 1시간 30분 안에 다 읽을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저의 음악 활동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저는 올해로 국내 데뷔 15주년, 세계 데뷔 10주년을 맞았어요! 제가 직접 말하기 민망하지만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등 3대 공연장에서 제 이름을 걸고 독창회를 했습니다. 자랑이자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달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앨범 5집(파이널리·Finally)이 나옵니다. 이런 오늘의 나를 만든 원천은 바로 신문입니다. 여러분도 신문을 통해 더욱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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