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전통시장, 한류관광 코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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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서울형 新시장’ 5곳 육성

서울 은평구 신응암시장은 점포가 60여 개 들어선 소규모 시장이지만 김치나 밑반찬, 전 등 오래전부터 맛좋은 반찬으로 유명한 가게들이 많았다. 신응암시장 상인들은 지난해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마케팅·점포 경영 전문가 등과 함께 상권과 시장 경쟁력을 조사하고 특화 상품을 연구했다. 그 결과 시장의 대표 상품인 ‘끄덕반찬’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시장에서 반찬을 판매하는 아주머니, 할머니 상인들이 손님들에게 감사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는 데서 따온 말이다. 끄덕반찬에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고 인근 아파트 단지를 시작으로 점차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반찬을 구입하기 위해 시장을 찾거나 배송 문의를 하는 다른 지역의 손님들이 계속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는 전통시장들이 신응암시장과 같은 특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2016년까지 ‘서울형 신시장’ 5곳이 육성된다. 서울시가 집중 지원할 5개 신시장으로 선정한 곳은 △성북구 정릉시장 △서대문구 영천시장 △도봉구 신창시장 △관악구 신원시장 △강동구 길동시장이다.

우선 시는 경영 마케팅 문화기획 등 다양한 컨설팅 경험을 보유한 전통시장 매니저들을 현재 14명에서 내년 64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협동조합이나 청년상인 등을 전통시장 안으로 끌어들여 최신 소비 트렌드에 맞는 아이디어를 시장 경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송화시장 ‘빨간오뎅’이나 영천시장 ‘꽈배기’, 남구로시장 ‘찹쌀순대’처럼 각 전통시장에 특화된 먹거리를 만들어 젊은이들이 찾아오게 만든다는 것.

또 소비자가 금액을 확인하고 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하기만 하면 결제가 바로 이뤄지는 티머니 형식의 간단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현금 구매에 따른 불편을 덜기로 했다. 전통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불친절, 불결, 불신 등 이른바 ‘3불(不)’을 없애기 위해 가격과 원산지 표시를 유도하고 위생검사와 인테리어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과 상인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해 ‘이야기가 있는 시장’을 만들고 주변의 역사, 문화 자원과 연계해 한류 관광코스로 만드는 구상도 나왔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은평구#신응암시장#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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