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외수 제2함대 강연 참담” 비판에 이외수 반응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0일 15시 43분


코멘트
이외수 작가 트위터(위)와 하태경 의원 기자회견 모습(페이스북)
이외수 작가 트위터(위)와 하태경 의원 기자회견 모습(페이스북)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20일 작가 이외수 씨의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강연에 대해 "황당하고 당혹스러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날 선 비판을 담은 논평을 내자 이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하 의원도 곧바로 재반박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 등 두 사람이 신경전을 폈다.

이 작가는 "으원님, 군대 안 가려고 국적 포기한 고위층 자녀들보다 황당하겠습니까. 저는 그래도 병역은 필했습니다"라며 발끈했다.

이에 하 의원은 "제가 왜 논평을 냈는지 파악이 안 되신 모양"이라며 "아직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인 것을 소설로 생각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대체 순국한 천안함 장병들에게 무슨 면목으로 천안함 평택2함대 가서 강연할 생각을 하셨나요? 과거에 하신 말씀 다 잊었습니까?"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 "이외수님, 지금이라도 천안함 북한 소행을 소설이라고 조롱한 것에 대해 국민과 순국 천안함 장병 46영령들께 사죄할 생각 없으십니까?"라며 "우리 국민들 마음이 너그러워 진심으로 사과하면 용서해 주실 겁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작가가 며칠 전 녹화를 마친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천안함 편'에 출연, 해군 2함대에서 강연한 것을 맹비난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 작가의 강연 소식은 그가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MBC '진짜사나이' 초청으로 천안함 제2함대 사령부에서 강연. 평택은 처음 가봤는데 산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고장이었습니다. 인천함에서 수병들과 기념사진. 돌아오는 길에 서평택 휴게소에서 돈까스를 먹었는데 주인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었습니다"고 밝혀 알려졌다.

하 의원은 이에 대해 "천안함 잔해가 전시되어 있는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천안함 폭침을 '소설'로 규정하고 '내가 졌다'며 조롱하던 이외수가 초청 강연을 하고 그것이 '진짜사나이'를 통해 방송된다니…"라며 "황당하고 당혹스러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 작가가 2010년 5월 자신의 트위터에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는 소설 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소설을 써서 밥 먹고 살았지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는 딱 한 마디 밖에 할 수가 없다. 졌다"는 글을 올린 것을 지적한 것.

하 의원은 "비록 해당 트윗에서 '소설쓰기'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지목되지 않았으나,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정부를 겨냥한 것임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랬던 이외수가 천안함 잔해가 전시돼 있는 제2함대 사령부에서 강연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돈까스가 맛있었다는 등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이외수의 눈에는 국민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천안함에서 희생된 장병들에 대해 아무런 미안함이 없나"라고 따졌다.

하 의원은 초청강연회 이름이 '힐링콘서트'였던 점을 상기하며 "도대체 누가 누구를 힐링하겠다는 것인지, 그 모욕적인 자리에서 해당 부대의 장교와 지휘관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답답해진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이외수의 초청강연 자리에 있었던 해군 장병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방송을 지켜본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들은 얼마나 참담할지 가슴이 먹먹하고 죄송스럽다"며 초청강연 주최 측과 강연을 승인한 제2함대 사령부의 반성을 요구했다.

하 의원은 또한 "MBC는 즉각 공개사과와 해당 방송 중지를 해야한다"며 "제2함대 사령부 측은 초청강연 관련자 전원에 대해 문책하고 천안함 유가족들에게 백배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또 "(녹화날인) 11월 16일은 '대한민국'과 '해군의 명예'가 사라진 부끄러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