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야당의원에게 “에이…”라고 했다가 주의를 받았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번엔 경남도의회에서도 답변 태도 때문에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홍 지사는 20일 민주당 공윤권 의원(김해3)의 학교급식 예산 분담 비율의 조정과 관련한 질문에 “김두관 전 도지사에게 이야기하고 책임을 물어야지, 왜 우리에게 덤터기를 씌우려 하느냐”고 되받았다.
또 “무상급식 약속을 어겼으니 도민에게 사과하라”는 공 의원 추궁에 “나의 공약집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토론회 과정에서 언급했고, 약속은 모두 지켰다”고 답했다.
학교 급식의 식자재 예산 분담 비율은 김 전 지사 시절 교육청 30%, 도 30%, 시군 40%로 정했다. 홍 지사는 이를 교육청 50%, 도 20%, 시군 30%로 조정했다. 도교육청과 야권에서는 “홍 지사가 지난해 보궐선거 과정에서 ‘학교 급식예산을 줄이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 지사는 이날 “진보좌파 지방정부인 김 전 지사가 고영진 교육감과 (18개 시군과 협의 없이) 약속한 것이고, 지방정권의 주체가 달라졌다. 도와 시군의 분담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너무 높아 조정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고 교육감은 이날 “기관 간 협약이었고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지사님 생각이 다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어렵지만 도에서 지원해 주는 것으로 잘해 보겠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홍 지사는 이날 ‘억지 말씀’ ‘교육청에 물어보라’ ‘진보좌파 정부’ 등 강경기조를 유지했다. 의장이 일문일답으로 진행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한 가지를 질문하면 답변을 쉬지 않고 쏟아냈다.
결국 이날 회의 말미에 통합진보당 석영철 의원은 “의원과 집행기관의 설전은 가능하지만 상식과 도리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고 홍 지사 등에게 주문했다. ‘상대방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는 한마디는 마치 솜처럼 따뜻하다(利人之言 煖如綿絮·이인지언 난여면서)’. 명심보감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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