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중학교의 2학기 중간고사, 단원평가 등 시험이 끝난 뒤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강화된 영어 서술·논술형 문항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시험성적이 크게 떨어진 자녀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경기지역 초·중학교 중 상당수는 영어시험을 서술·논술형 문항 100%로 치렀다. 경기지역에선 서술형 문항보다 상대적으로 문제와 답안의 길이가 긴 논술형 문항의 수를 늘리거나 배점을 높인 학교도 늘었다.
경기지역 초등학교 김모 교사(여·30)는 “6학년 2학기 영어 단원평가의 경우 서술·논술형(총 5문항) 100%로 출제됐다”며 “국어나 수학시험의 서술·논술형 문항보다 답안 분량이 짧고 난도도 비교적 낮게 출제됐지만 전교 10등 이내 학생들도 80점을 넘기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체 평균 점수는 40점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성적 상위권 학생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초·중학교 영어 서술·논술형 평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초등] 어법에 맞는 정확한 문장 쓰기 연습
초등 영어 서술·논술형 문항은 △보기의 단어 중 적절한 단어를 찾아 빈칸에 넣기 △제시된 단어들을 순서에 맞게 배열하기 △예시 문장을 참고해 문장 서술하기 △영어 지문을 읽고 한국어로 답하기 등의 유형이 주로 출제된다.
문항이 요구하는 논술형 답안의 분량은 6학년의 경우 문항당 3문장 내외로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전치사 관사 등을 어법에 맞게 쓰지 못하거나 단어 철자가 틀려 감점을 당하는 상위권 학생이 많다.
‘경기 초등 미래형 교과교육평가 연구회’에서 서술·논술형 문항 개발에 참여 중인 김지영 경기 천천초 교사는 “논술형 문항에서 어법에 맞게 문장을 서술했는지는 고득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감점을 줄이기 위해선 어법에 맞게 문장을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법에 맞는 문장 쓰기 훈련은 교과서 속 구문을 베껴 쓰면서 다양한 변형 문장을 함께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 교사는 “문장쓰기 연습은 초등 수준에선 단어 10개 정도를 활용해 서너 문장을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중학교 과정을 대비할 때는 영어 일기쓰기를 하면서 최대 10문장 정도의 긴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녀가 영어 한 문장을 쓰기도 어려워하면 교과서와 활동지 등 수업 교재 속 문장을 베껴 쓰면서 문장 구조와 관사, 전치사 등을 익히면 도움이 된다는 것. [중학] 일상 속 경험·의견 쓰는 훈련해야
중학교 영어 서술·논술형 문항에선 영어 성적 상위권 학생들도 문제가 요구하는 3,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해 감점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 서술·논술형 문제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경험한 작문 주제나 활동에서 내는 것이 원칙. 교과서에 나오는 상황이나 추석음식, 체육대회, 수학여행, 과학의 달 등 일상적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경험이나 기호, 의견 등을 표현하는 문제도 자주 출제된다.
최근 경기지역 한 중학교에서 출제된 영어 논술형 문제를 살펴보자(문제 예시). ‘자신의 봉사활동 경험’이 주제인 이 문항의 경우 총 4가지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을 제목을 포함해 한 단락의 글(총 55∼65단어)로 쓰도록 했다. 평가요소는 △과제 완성 정도 △4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 여부 △어법 철자 표현의 오류 등 총 3가지. 각각 최대 4점씩 총 12점짜리 문제다.
이 문항은 친구들끼리 자원봉사 경험을 영어로 말해보는 활동을 수업시간에 진행한 뒤 출제된 것. 많은 학생이 답안의 분량은 채웠지만 문제에서 요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거나 명확한 주제를 답안에 쓰지 못해 감점을 받았다.
이 문항을 출제한 교사는 “특정 주제에 대해 단어 50∼60개로 짧은 글을 작성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면서 “정확한 영어 표현과 어법을 숙지하지 못해 감점을 당하는 중하위권 학생들은 교과서 속 ‘쓰기’ 코너에 있는 정선된 표현들을 암기해두면 시험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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