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의신청 처리 사흘만에 끝낸 평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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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위 ‘문제없음’ 먼저 결론내고… 외부자문 요청 즉시 회신 받아
부실 논란… 평가원 “규정 지켰다”

최근 정답 시비가 일고 있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의신청 처리 절차를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접수기간 첫날인 7일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한 이의를 접수하고 13일 사회탐구영역 이의심사실무위원회를 열어 해당 문항을 심의했다. 사회탐구영역 실무위에는 17명의 전문가가 참여했으며 이 중 16명은 해당 문항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 이를 단순사안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평가원은 한 명의 외부 전문가가 문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점을 감안해 추가적으로 관련 학회에 자문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14일 한국경제지리학회와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에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한 의견 제시’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식적인 이의 처리 시한은 18일까지였지만 주말을 끼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실무 작업은 금요일인 15일에 끝내야 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해당 학회들은 공문을 받은 당일(한국경제지리학회), 또는 하루 뒤(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에 평가원에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보냈다. 학회가 학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이나 절차도 없이 곧바로 회신을 하도록 한 것은 평가원이 외부 자문절차를 요식행위로 전락시킨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실무위에서 단순사안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에 학회 자문을 의무적으로 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를 좀 더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 자문한 것이므로 규정을 지킨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택형 수능에 대한 비판 여론, 난이도 조절 실패 등에 대한 부담으로 평가원이 이의신청을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수능#이의신청#한국교육과정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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