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과 학력이 강남 수준이라는 인천송도국제도시의 중학교에 아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2011년 여름 전세로 송도국제도시에 이사 온 이모 씨(42·주부)는 전세금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오르자 인천 남구 주안동 자신의 아파트로 다시 이사를 갔다.
이 씨는 송도국제도시 1공구에 있는 161.7m²짜리 A 아파트를 전세금 1억5000만 원에 계약했는데 올여름 전세금이 2억5000만 원으로 1억 원 치솟는 바람에 재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은행 빚을 낼까 생각도 했지만 남편과 상의 끝에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아들이 새로 전학 간 중학교에서 잘 적응해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자고 나면 오르는 송도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아파트 전세금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떠난 인구가 3만 명을 넘었다.
28일 경인지방통계청 인천사무소가 발표한 ‘2012년 인천시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송도·영종·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을 떠난 인구가 3만1681명으로 2011년 1만5170명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2012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인구 19만6000명의 약 16%에 해당해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승연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통계에 비춰 볼 때 전세 세입자들의 전출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중 교통망이나 기타 편의시설이 부족한 경제자유구역에 비싼 전세금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전세 세입자들의 원도심 U턴이 있고 외국 기업이 많이 입주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국인 유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정주 환경 정비도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관계자는 “전출 인구 증가 원인을 전세금 상승으로 보고 있지만 경제자유구역 개발이나 경제자유구역 내 인구 증가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2008년 1244명의 인구 순유입을 보인 이후 지난해까지 4만4482명의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주민 수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전출 인구 역시 2006년 이후 1만 명 이상을 넘은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3만 명을 넘는 등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전세금 상승이 서울 지역 경제활동 인구의 인천 유입을 가로막고 기존 서울 출퇴근 인구의 서울 U턴 현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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