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kinder]조기교육의 방향, ‘아는 것’보단 ‘체험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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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규 대구대 재활심리학과 교수·한국임상심리학회 수석부회장

미국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저서 ‘몰입의 즐거움’에서 “삶의 질을 끌어올리려면 먼저 가장 보람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루의 활동을 설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얘기하긴 쉽지만,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1990년 미 심리학자 셀로비와 메이어는 ‘정서지능(EQ)’이란 말을 처음 사용했습니다.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평가하고 표현할 줄 아는 능력,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남을 공감하는 능력, 자신의 삶의 목표를 위해 계획하고 성취하기 위해 정서를 사용하는 자기 동기화 능력이 곧 정서지능이라고 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인지지능(IQ)보다 정서지능(EQ)이 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같은 인지지능을 가졌더라도,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에 비해 회사에서의 업무성과 및 승진, 결혼 및 대인관계,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동들을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현대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 및 행복은 보통 짐작할 수 있듯이 어릴 적부터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는지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똑똑하고 유능한 ‘난 사람’이 되기보다는 지혜롭고 원만한 ‘된 사람’이 성장한 뒤에 보다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쉬울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지 않습니까? 최근 한국의 어린이들은 지나친 조기교육 열풍으로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몰입과 정서지능 함양의 기회를 잃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부라는 인지적 성취만이 강조되다보니 정서적 성숙은 등한히 여기는 세태라는 것입니다. 최근 신문기사에도 나왔듯 자식들이 “수발 들어 키웠더니, 망나니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당연히 태교 때부터 우리 아이들의 정서지능과 행복을 키워주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어릴수록 배우는 것을 그대로 습득하기 때문에, 조기교육의 방향은 ‘아는 것’보다는 ‘느끼고 체험하는 것’으로 바뀌어야만 합니다. 반갑게도 최근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프로그램들이 국내에 도입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즐거운 정서적 체험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최신의 연구 결과를 반영한 조기교육프로그램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이 보급되기를 희망합니다.

행복한 아동이 행복한 성인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온 몸으로 체험하고 몰입하며, 인지지능뿐만 아니라 정서지능도 키워줄 수 있도록 부모님의 각별한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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