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kinder]창의력이 ‘쑥쑥’… 미술로 정서 키우고, 놀면서 소통 배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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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및 차이점

“가는 어린이집마다 애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나왔어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보채는 애를 억지로 보낼 수도 없고….”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사는 40대 주부 박영숙 씨. 한 달 전만해도 박 씨는 아침마다 네 살배기 재영이와 한바탕 씨름을 해야 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며 울고 떼쓰는 애를 더이상 강요하기 힘들었다. 어린이집 보내기를 거의 포기할 무렵 박 씨는 놀이와 미술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아하 킨더’를 알게 됐다.

“우리 애가 그렇게 오랫동안 집중해서 뭔가 만드는 것을 처음 봤어요. 마냥 던지고 굴리기만 하던 놀이 수준도 무언가를 만들고 창작하는 수준으로 발전했어요.”

박 씨는 재영이의 놀라운 변화를 “미술의 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친구들과 함께 그리고 만들고 붙이는 일련의 ‘미술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사귀는 ‘작은 사회화’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정서지능은 인생의 밑천

사회관계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집단 활동에 중요한 협동심을 신문지 위에 올라서기 놀이로 경험한다. 신문지를 점점 좁혀가며 다 함께 신문지 위에 올라가는 방법을 궁리하면서 조직력과 규칙을 배운다.
사회관계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집단 활동에 중요한 협동심을 신문지 위에 올라서기 놀이로 경험한다. 신문지를 점점 좁혀가며 다 함께 신문지 위에 올라가는 방법을 궁리하면서 조직력과 규칙을 배운다.
심리미술교육 전문회사인 ㈜마음과교육이 운영하고 있는 교육 프랜차이즈 ‘아하 킨더’는 3∼5세 영유아 대상의 심리미술 놀이학교다. 놀이인지 학습인지 구분할 수 없는 미술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정서적 지능을 계발한다는 게 아하 킨더의 교육 목표다.

아동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의 지능을 크게 정서지능과 인지지능으로 나눈다. 인지지능이 이른바 두뇌 회전이 얼마나 빠른지 보여주는 지능지수(IQ·intelligence quotient)와 관련 있다면 정서지능은 사람의 감성이나 인간성이 얼마나 성숙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른바 감성지수(EQ·emotional quotient)의 영역. 최근 머리만 좋은 사람보다 따뜻한 마음을 갖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EQ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아동들의 정서지능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신체운동건강 ‘얼음꽁’ 얼음 땡 놀이의 일정한 규범 안에 선생님과 아이들이 동등하다는 것을 인지시킴으로써 과잉행동을 예방하고 집단 동질감을 학습한다.
신체운동건강 ‘얼음꽁’ 얼음 땡 놀이의 일정한 규범 안에 선생님과 아이들이 동등하다는 것을 인지시킴으로써 과잉행동을 예방하고 집단 동질감을 학습한다.
마음과교육 연구개발실의 조주은 팀장은 “인지지능이 자동차의 성능이라면 정서지능은 운전자의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차라도 운전 실력이 미숙하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남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 창의력이 풍부하고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말랑말랑한 뇌를 가진 영유아일수록 정서지능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미술, 정서지능 계발의 핵심 수단

아하 킨더의 차별성은 정서지능을 키울 수 있는 수단으로 미술교육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예술경험 ‘자연으로 그린 그림’ 나뭇가지, 솔잎, 돌 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각각 다른 느낌과 질감을 경험해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붓을 선택해 작업을 한다.
예술경험 ‘자연으로 그린 그림’ 나뭇가지, 솔잎, 돌 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각각 다른 느낌과 질감을 경험해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붓을 선택해 작업을 한다.
“미술은 정답이란 게 없어요. 수학에는 법칙이 있고 과학에는 원리가 있잖아요. 법칙과 원리를 벗어나면 정답이 아니라고 가르치지만 미술은 달라요. 그만큼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마음과교육 이동영 대표)

영유아의 정서지능은 자존감을 갖는 경험에서 출발한다.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존감이 있어야 스트레스에 강하고 유연한 인격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현대 사회에서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를 어렸을 때부터 당연히 이뤄졌어야 할 자존감 교육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자존감은 작은 성공의 경험이 쌓이면서 형성되는데 구체적 성과물이 남는 미술교육이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하 킨더는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기 위해 원생들이 등원해서부터 귀가할 때까지 포옹하고 쓰다듬는 신체적 애정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는 존재임을 스스로 느끼게 해주는 것. 등원할 때마다 키와 몸무게, 체온을 재는 것도 신체의 소중함과 자신이 매일 성장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과정이다.

의사소통 ‘어디에 쓰는 걸까?’ 관련 책을 집중해서 읽고 책에서 나온 도구들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의 느낌, 생각,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요령을 배운다.
의사소통 ‘어디에 쓰는 걸까?’ 관련 책을 집중해서 읽고 책에서 나온 도구들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의 느낌, 생각, 경험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요령을 배운다.
조 팀장은 “영유아들이 자존감과 이기적인 행동을 구분할 수 있도록 애정이 결핍되지 않는 범위에서 룰을 가르치는 ‘웜앤드펌(warm & firm) 골든룰’을 지키고 있다”며 “마음은 받아주고 행동은 가르쳐주는 반복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집단생활에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놀기와 학습을 적절히 분배한 커리큘럼 자체 개발


마음과 교육은 8년 동안 유아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심리미술교육을 해오면서 취학 전 아동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하 킨더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교육전문가와 심리학자, 아동작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 박사급 연구원 10여 명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5년에 걸쳐 기획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놀기와 배우기를 적절히 분배해 자연스럽게 학습능력 향상을 유도한다는 점.

자연탐구 ‘색이 변해요!’ 감물들이기 활동을 통해 염색 과정을 경험한다. 색이 변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탐구과정을 학습한다.
자연탐구 ‘색이 변해요!’ 감물들이기 활동을 통해 염색 과정을 경험한다. 색이 변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탐구과정을 학습한다.
교육부는 2012년부터 취학 전 아동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습득해야 하는 표준교육과정(누리과정)을 시행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초등학생이 동일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습득해야 할 기초 교육과정을 정해놓은 것이다. 누리과정은 크게 신체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초등학교에서 각각의 과목으로 발전한다.

아하 킨더의 교육 프로그램에는 이 5가지 누리과정이 종합적으로 녹아들어가 있다. 예컨대 고구려 건국신화를 가르칠 경우 먼저 동화책으로 관심을 유도한 후 역할놀이와 말타기 놀이를 하고 직접 활과 과녁을 만들어 보면서 이해 수준을 순차적으로 높여간다.

이 대표는 “학습지에 의존하는 텍스트 위주 수업보다 아이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 교육효과가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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