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이재만 청주시의원(당시 42세) 피살 사건과 관련해 이 의원의 부인이 사건의 재조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또 이 사건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수감 중인 청주지역 폭력조직 H파 양모 씨가 당시 사건에 다른 배후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일 청주지검 등에 따르면 이 의원의 부인 A 씨가 “남편 살해범이 붙잡혀 형을 살고 있지만 살해 동기가 명확하지 않고 배후가 불분명하다”며 재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최근 제출했다. 또 A 씨는 2일 오전 청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당시 사건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공소시효를 확인해 수사가 가능한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이 의원 살해 지시를 내린 혐의로 현재 군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양모 씨는 같은 혐의로 수감됐다가 먼저 출소한 후배들에게 최근 편지를 보내 “이 의원 살해 지시는 내가 내린 게 아니라 조직 선배로부터 지시를 받았다. 그 선배 역시 지인의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선배가 당시 ‘민영방송 허가와 관련해 이 의원이 귀찮게 하고 있으니 혼내 주라’는 지시를 받고 후배들을 시켜 범행을 저질렀다”며 “시간이 지났지만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후배들에게도 미안해 진실을 밝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양 씨의 후배 B 씨는 “검거된 뒤 경찰에서는 이 의원과의 이권 다툼으로 사건을 저질렀다고 얘기했지만 (양 씨가) 당시 사건 발생 경위를 자세히 적은 편지를 보내 이 의원 가족에게 전달해 재수사를 요청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부인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해 듣고 변호사 등과 상의해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1997년 10월 2일 오후 9시 45분경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자신의 집 앞에서 H파 조직원 2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2명을 비롯해 모두 6명을 붙잡았다. 당시 이들은 경찰에서 “관광버스를 운영하는 이 의원이 우리의 연료절감장치 사용 요구를 거절해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사건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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