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64>부산 다대포 방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0일 03시 00분


붉은 살점에 기름기 잘잘… 겨울 남해안의 최고 별미

어부가 어선에서 잡은 방어를 들고 있다(위 사진). 방어회는 기름기가 많아 고소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어린이와 노인도 즐겨 먹을 수 있다.

동아일보DB /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어부가 어선에서 잡은 방어를 들고 있다(위 사진). 방어회는 기름기가 많아 고소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어린이와 노인도 즐겨 먹을 수 있다. 동아일보DB /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바닷사람들은 봄 도다리, 가을 전어보다 겨울 방어를 최고로 칩니다.”

7일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부산 사하구 다대포항에서 만난 4.9t 백구호 선장 한두복 씨(59)의 방어 예찬이다. 다대포채낚기회 회장인 그는 40여 년째 다대포항에서 방어잡이를 하고 있다. 각종 어종에 해박한 그는 요즘 잡히는 다대포 방어의 맛이 어느 고기보다 맛있다고 한다. 방어 어장은 늦가을부터 제주도와 남해안 해역을 중심으로 본격 형성된다. 12월 중 정점을 찍고 이듬해 1월까지 이어진다. 방어는 캄차카 반도 해역에서 여름을 보낸 뒤 산란(2∼6월)을 위해 대만 해역으로 회유한다.

다대포 앞바다에서 방어가 많이 잡히는 것은 중간 기착 해역인 데다 다대포 앞바다에서 7km 떨어진 목도∼북형제도∼남형제도 사이는 협곡이 많아 물살이 세고 먹이가 풍부하다. 센 물살을 거스르며 충분히 영양 섭취를 한 방어의 살은 탱탱하기 그지없다. 값도 이맘때가 상한가다.

방어는 채낚기로 잡는다. 낚싯줄 한 가닥에 7∼9개의 낚시를 달아 손으로 낚싯줄을 끌어올리는 일명 훌치기 외줄낚시가 대세다. 일부는 배 양쪽에 긴 장대를 설치한 뒤 각각 4개의 낚싯줄을 달아 기계로 끌어올려 잡는다. 낚싯줄 아래쪽에는 1kg짜리 납추가 달려 30∼50m 바닷속까지 내려간다. 예전에는 멸치나 오징어 전갱이 정어리 등을 미끼로 썼지만 요즘은 미끼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경제적 부담도 만만찮아 플라스틱으로 만든 루어(가짜 미끼)를 사용한다.

다대포항 방어잡이 배는 40여 척으로 대부분 5t 미만의 소형 어선이다. 한때 100여 척에 달했으나 어자원이 줄어들면서 배도 많이 줄었다. 어민 2명이 한 조가 돼 오전 4시경 작업에 나서 오후 3시경 귀항한다. 배 1척의 하루 어획량은 1∼1.5kg짜리 방어 100∼200마리 정도. 3∼7kg짜리가 방어가 잡힐 때도 있다. 1kg짜리 한 마리에 4000원 정도 하는 경매가를 감안하면 하루 수입은 배 1척에 40만∼80만 원 선이다. 하지만 한 달 조업일이 20일을 넘기기 힘들어 소득이 예전만 못하다. 현지 소매가는 1kg짜리를 기준으로 1만 원 정도다.

30년째 방어잡이를 하고 있는 김학수 씨(58)는 “어자원이 풍부할 때는 배 1척이 3개월간 40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렸다”며 “하지만 요즘은 기름값 등을 제하고 나면 1000만 원 벌이도 힘들다”고 말했다.

방어는 비타민 D와 E가 풍부해 뼈엉성증(골다공증) 및 노화 방지, 피부 활성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어 요리의 으뜸은 졸깃하고 구수한 맛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회다. 붉은 살이 많아 시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소금 및 양념구이와 튀김, 찜, 매운탕도 인기 메뉴다.

수협공판장 근처 20여 곳의 횟집과 다대포회센터에서 즐길 수 있다. 30년째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영이 사장(54·여)은 “방어회는 기름기가 많아 고소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어린이와 노인도 즐겨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다대포방어#부산#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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