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지하철노동조합도 18일 동반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지하철 1·3·4호선 대체수송 지시를 내렸으나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동반파업 돌입 시점부터는 이를 거부키로 했다. 서울지하철 1·3·4호선은 코레일과 서울메트로가 열차 운행의 62%, 37%를 각각 분담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9일 오전 10시 반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일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87.2%(투표율 93.5%)가 찬성해 파업이 확정됐다”며 “사측의 해결 기피와 시의 방관이 계속된다면 18일 오전 9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총파업 돌입 이전에 연쇄시위와 준법운행, 경고파업과 같은 부분 파업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지하철노조와 사측인 서울메트로는 7월부터 4개월 넘게 16차례에 걸친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 합의하지 못했다. 노조는 △삭감된 퇴직금 수당을 인건비에 포함시켜 줄 것 △승진 소요연수 경과자 전원 승진 △정년 58세에서 60세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퇴직수당을 인건비로 보전하는 것은 안전행정부의 총인건비 지침에 위배되고 승진은 직급별 결원 범위 내에서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년 연장 역시 단계적으로 연장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또 노조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한 18일부터는 대체 수송 지시도 전면 거부하기로 결의했다”며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1노조로 민주노총 소속이다. 서울지하철공사가 2005년 서울메트로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노조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전체 노조원(8075명) 가운데 5202명(64.4%)이 가입했고 나머지(2873명)는 2노조인 국민노총 산하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 소속이다. 이번 파업에는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지하철노조 모두 동참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비상수송대책을 발표하고 철도노조의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지하철 호선별로 운행을 늘리고 시내버스·심야버스 확대 연장 운행, 개인택시 부제 해제 등을 검토 중이다.
철도노조는 노사 협상 결렬에 따라 이날 오전 9시부터 4년 만에 철도 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려됐던 여객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정지 사실이 며칠 전부터 공지된 데다 6000명이 넘는 대체인력이 투입되면서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이 정상 운행됐기 때문이다. 서울역 현장발매소에는 무궁화 등 일반열차 운행이 중단되자 KTX로 승차권을 바꾸는 승객이 눈에 띄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9일 오후 8시 현재 KTX와 통근열차, 수도권 지하철 등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운행률이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68%와 76%의 운행률을 나타냈다. 대체인력 투입이 가장 적어 물류대란이 예상됐던 화물열차 역시 예상 운행률(36%)보다 높은 47%의 운행률을 보였다.
코레일 사측은 철도노조의 파업 시작과 동시에 강경 대응에 나섰다. 코레일은 파업 개시와 함께 노조 집행부 194명을 전국 관할 경찰서에 고발했다. 코레일은 이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으며 파업에 참여한 직원 4356명(노조 전임자 143명 포함)을 직위 해제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이 KTX 운영사 설립이라는 정부정책 반대를 내건 것이어서 노동조합법상 파업 사유가 아니므로 불법이라고 규정한 반면, 노조 측은 KTX 운영사 설립은 근로조건과 직결되므로 합법적인 파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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