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수제구두를 만들어 온 ‘구두장인’ 홍모 씨(52)는 최근 불황이 이어지자 막막했다. 고객들이 대부분 백화점 등에서 파는 기성화를 선호하고 수제화를 찾는 이는 줄었던 것. 생계를 위해 홍 씨는 샤넬 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브랜드를 모방한 일명 ‘짝퉁 명품구두’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홍 씨는 구두 제작 경력 20년 이상의 직원 4명을 모아 팀을 꾸렸다.
비록 짝퉁이지만 품질은 확실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정교한 분업체계를 갖췄다. 원단 재단, 구두굽 제작, 명품마크 제작 등 각자 일을 나눴다. 이런 식으로 10월 31일부터 11월 25일까지 서울 도봉구의 한 공장에서 총 680켤레를 만들어 유통업자 유모 씨(52)에게 납품했다.
짝퉁 구두는 소매업자에게 켤레당 7만 원씩에 팔렸고 일반 소비자에게는 최대 20만 원에 팔렸다. 백화점에서 팔리는 정품은 30만∼90만 원이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해외 명품브랜드 구두를 모방한 짝퉁 구두를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상표법 위반)로 유통업자 유 씨를 구속하고 제조업자 홍 씨 등 5명, 판매를 담당한 김모 씨(27)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남아있는 구두를 압수했는데 박음질 등이 워낙 꼼꼼하고 잘 만들어져 일반인은 진짜 명품과 구별을 못할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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