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군립 영동 난계국악단… 전국 축제장 찾아 우리 가락 연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서도 갈채… 영동군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
올 2월 19일 오후 8시(현지 시간) 호주의 명물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충북 영동군립(郡立) 난계국악단이 무대에 올랐다. 난계국악단은 2시간 동안 ‘아악(雅樂)의 미(美)’라는 주제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를 국악의 선율로 물들였다. 국내 국악단이 이 무대에서 공연을 한 건 난계국악단이 처음.
당시 공연장에는 김진수 시드니 총영사를 비롯해 30여 개국의 외교사절과 시드니 시장, 주의원, 한인 동포, 현지 호주인 등 23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28명의 난계국악단원이 선사한 ‘수제천’ ‘침향무’ ‘산조합주’ ‘판굿’ ‘신모듬’ 등과 창작곡인 ‘난계아리랑’을 들려줬다. 특히 ‘아리랑’과 호주 민요인 ‘왈칭 마틸다(Walzing Matilda)’를 연주한 뒤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에 앞서 국악단은 16, 17일 시드니코리아타운에서 열린 설맞이 한인축제와 트와일라이트 퍼레이드에도 참가해 호평을 받았다.
1991년 창단된 전국 유일의 군립 국악단인 난계국악단이 올 한 해 동안 국내외에서 140여 차례 공연을 해 국악 알리기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5일 영동군에 따르면 난계국악단은 1월 심천면 고당리에 있는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에서 첫 상설공연을 했다.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은 난계 선생의 국악 얼을 잇기 위해 2006년 지어졌다. 공연장과 체험 전수실, 세미나실, 개인연습실 등을 비롯해 40여 명이 함께 묵을 수 있는 콘도미니엄 형태의 숙소를 갖췄다. 국악단은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상설무대를 마련했다. 또 중원대와 영동대 등에 초청받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쳤다.
이후 전국의 각 축제장을 누비며 국악과 영동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지금까지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꿈의 숲 단오축제 △무주 반딧불 축제 △금산 인삼 축제 △서울 중구 로컬푸드 박람회 등에서 전통과 현대가 어울리는 크로스오버 연주를 들려줘 축제장마다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색장소에서의 공연도 눈에 띄었다. 6월 26일 경부고속도로 서울방면 황간휴게소 특설무대에서 12명의 단원이 30분 동안 팝송과 가요 등 퓨전국악을 고속도로 이용객에서 선사했다. 국악단은 8월 말까지 이 휴게소에서 ‘찾아가는 국악무대’를 진행했다. 7월 26일에는 영동경찰서 유치장에서 5명의 단원이 가야금 거문고 해금 대금 등을 연주해 딱딱한 경찰서 유치장을 아름다운 국악 선율로 채웠다. 이와 함께 휴가철 피서객들을 위해 지역 대표 휴양시설인 용화면 조동리의 ‘민주지산자연휴양림’과 양산면 송호리 ‘송호국민관광지’ 등에서 공연을 했고, 육군종합행정학교 위탁 교육생을 대상으로도 국악을 들려줬다.
송재구 단장은 “난계국악단은 수준 높은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정악은 물론이고 다양한 퓨전 국악을 선보여 국악을 알리고, 영동을 널리 알리는 데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악단에는 상근단원 32명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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