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창업 느낌 아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영진전문대, 예비 창업인들의 든든한 도우미

영진전문대 테크노센터에서 ㈜버드시아 강주영 대표(가운데)와 연구원들이 아기 의자 디자인을 논의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영진전문대 테크노센터에서 ㈜버드시아 강주영 대표(가운데)와 연구원들이 아기 의자 디자인을 논의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아이디어만 좋으면 창업 기회는 넓다고 봅니다.”

대구 동구 용계동에 있는 유아생활용품 전문업체 ㈜버드시아의 강주영 대표(48). 그는 최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주최 전국소상공인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2010년 설립한 이 회사는 직원 8명이 올해 매출 20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내년에는 중국 체코 우크라이나 등으로 수출도 시작한다. 강 대표는 “아기 엄마들의 마음을 읽고 제품을 만든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며 “영진전문대의 산학협력 창업프로그램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업 주문식 교육’으로 유명한 영진전문대가 창업 지원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대학은 전문 기술과 장비가 없더라도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을 위한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버드시아의 성공이 대표적 사례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강 대표는 2009년 다른 분야 창업을 결심했다. 유아용품 상당수가 수입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봤다. 외국산은 비싼 가격에 비해 품질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수입산은 우리나라 아기 체형과 잘 맞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아기의자는 허벅지가 끼일 정도로 작았고 등받이 높이도 낮았다.

하지만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전문 기술과 설계 장비가 없던 탓에 진흙으로 모형을 만드는 데 1년이 걸렸다. 2010년 3월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린 곳이 영진전문대 테크노센터다. 강 대표는 “센터 시설을 둘러봤을 때 성공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제품 개발은 빠르게 진행됐다. 센터의 기업 출신 교수와 전문 연구원들은 컴퓨터자동설계(CAD), 3차원 프린터 같은 첨단 장비로 아기의자 시제품을 6개월 만에 완성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제조업체도 연결해 2011년 3월 버드시아 브랜드를 새긴 아기의자를 출시했다. 이 의자는 우리나라 아기들의 체형에 맞춰 제작해 편안한 데다 식판 받침대도 갖췄다.

강 대표는 유아용품 박람회 20여 곳을 찾아다니며 제품을 홍보했다.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판매도 늘었다. 그는 영진전문대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와 올해 신제품 10여 개를 선보였고 모두 성공했다. 제작 관련 기술 15건은 특허청에 등록했다.

강 대표는 최근 경북 칠곡군 연화공단에 생산 공장을 지었다. 이달에는 영진전문대 칠곡캠퍼스에 기업연구소도 열었다. 그는 “내년에는 노인 생활용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진전문대 테크노센터는 최근 3년간 예비 창업자에게 제품 설계 980여 건, 시제품 제작 350여 건을 지원했다. 이 센터에서는 가전제품뿐 아니라 정보기술(IT) 제품, 산업용품 개발이 가능하다. 창업보육센터는 경영 법률 특허 등의 전문 상담과 창업 교육을 한다. 지금까지 기업 60여 개가 탄생했고 11곳이 입주해 창업을 준비 중이다. 학생을 위한 창업 캠프와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도 연다. 이광록 테크노센터장(컴퓨터응용기계계열 교수)은 “창업 교육은 일자리 만들기뿐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감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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