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일곡동 아파트 단지 인근 한새봉에는 다랑논이 있다. 다랑논은 산골짜기의 비탈진 곳에 층층으로 돼 있는 좁고 긴 논을 일컫는다. 일곡동 주민들은 2009년부터 이 다랑논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도시 농민을 자처하는 직장인 전업주부 등 100가정이 한새봉 두레 회원들이다.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월 1만 원의 회비를 내야 하며 거름주기와 모내기, 쌀 수확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회원들이 농사를 짓게 된 것은 2008년 다랑논에서 농사를 짓던 노모 씨(81)가 몸이 아파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부터. 회원들은 노 씨에게서 논 2687m²을 임차해 농사를 지었다. 현재는 논밭 6600m²에서 쌀, 고추,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있다. 회원들은 올해 다랑논에서 쌀 800kg을 수확해 나누고 일부는 지역아동센터와 소외계층에 기부했다.
도시농부는 도심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직장인이나 도시에 집이 있지만 시골에서 경작을 하는 사람들이다. 일부 전문가는 1000m² 이하 논밭에서 비영리를 목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도시농부라 부르자고 제안한다. 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는 전국 4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안철환 상임대표(52)는 “주말농장 등에서 소규모 논밭을 분양받아 경작하는 도시농부가 서울에만 7만 명에 이르고 단독주택 옥상 등에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을 포함하면 70만 명에 육박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도시농부는 공동체 복원과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통해 도시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시농부 두 번째 전국대회가 19일 광주 동구청과 무등산관광호텔에서 열려 20일까지 이어진다. 대회는 환경보호와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농업 우수 사례를 발표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20일에는 참가자들이 동구 텃밭과 푸른길공원 등 도시농업 현장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임경수 전북 완주지역경제순환센터장이 ‘도시농업이 품는 파머컬처와 도농 순환’을 주제로 강연했다. 우수사례로 ‘학교를 넘어 공동체 텃밭으로’(서울 성미산 버뮤닭삼각텃밭) ‘대전 유성구 40개의 텃밭이 남긴 사례’(백종운 대전 한살림 간사)가 발표됐다.
노희용 광주 동구청장은 “노령화 공동화되고 있는 도심을 되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마을텃밭 가꾸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에는 현재 텃밭 78곳(1.4ha)이 있다. 전북 정읍농업기술센터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내년 1월 15일부터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원예의 기초, 봄채소 기르기, 베란다 정원 만들기 등을 가르치는 도시농업원예교실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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