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실태 고발’ 외신에 글 보낸 누리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4일 03시 00분


인터넷 커뮤니티 ‘오유’ 회원들… 英 BBC에 철도노조 체포 제보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는 국내 언론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차라리 외신에 제보하라.”

22일 오후 5시 40분경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오유)’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이날 경찰이 철도노조 파업 집행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에 진입한 것을 외신에 제보하자는 내용이었다. 이후 오후 6시 40분경 ID가 ‘DOM○○○’인 한 회원은 영국 BBC방송에 보낸 e메일 전문을 올렸다. 이 글에는 “한국 정부가 노조 집행부 체포를 위해 불법적으로 문을 부수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들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액을 쐈다”면서 “이렇게 공권력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을 동원해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회원은 영어를 못해 제보 글을 보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시사번역팀’을 결성한 뒤 구글에서 번역을 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 무료로 번역해줬다. ‘외신 제보’ 글을 본 회원들은 댓글 수십 개를 달며 응원을 보냈다.

이들 중에는 BBC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등장했다. 한 회원이 23일 “한국 경찰들이 한국철도노조 본사에 체포 목적으로 진입했다는 겁니까. 내용 검증을 위해 사진을 직접 찍었는지 여부와 찍은 장소, 시간, 날짜 그리고 사진을 설명하거나 사진에 관련된 정보가 있으면 확인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으로 BBC가 보내왔다는 영문을 올리기도 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해외제보#오유#BBC#한국언론#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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