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 800만대 ‘좀비’ 악용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7일 03시 00분


2014년 4월 8일 보안 업데이트 중단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4월 8일부터 ‘윈도 XP’ 운영체제(OS)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 보안업계에서 보안 대란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윈도 XP를 쓰는 국내 800만 대 이상의 PC가 ‘좀비 PC’로 해커에게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협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남은 100여 일 동안 해당 PC의 OS를 모두 교체하는 것이지만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26일 “국내외 해커들이 MS가 윈도 XP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내년 4월 8일을 ‘D데이’로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윈도 XP의 허점을 노린 악성코드가 고가에 거래되고 개인정보 도난과 기업 기밀 유출 시도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내년 4월 8일부터 윈도 XP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와 버그 수정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기술 지원을 중단한다. 이렇게 되면 윈도 XP가 설치된 PC는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악성코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해커들의 대규모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에 활용될 개연성이 높아지게 된다.

MS 측은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윈도 XP를 다른 OS로 바꾸는 것”이라며 “윈도 8 등 새로운 제품으로 OS를 교체하라”고 권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OS를 변경하려면 PC 자체를 높은 시스템 구성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오피스 프로그램 등 응용 프로그램도 새 버전으로 바꿔야 한다.

2001년 출시된 윈도 XP는 MS가 개발한 모든 OS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제품이다. 2010년 당시 윈도 XP의 국내 점유율은 85%에 달했고 출시 12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약 19%의 PC에 깔려 있다.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MS가 OS 지원 중단을 강행하겠다고 나서자 일각에서는 외국계 ‘공룡’ 기업의 횡포라는 불만도 나온다. 국산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OS 지원 종료가 있을 때마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며 “OS 주도권을 오랜 시간 외국이 장악한 상황에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윈도 XP#보안 업데이트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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