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기관차’ 코레일]부처 앞에 마주앉은 노사… 조정 수순 밟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조계종 철도노사 중재… 실무교섭

“잘해봅시다” 철도 파업 18일 만에 교섭의 물꼬를 튼 대면이 이뤄졌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서울 조계사에 은신 중인 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왼쪽)과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가운데),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26일 오후 조계사 화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잘해봅시다” 철도 파업 18일 만에 교섭의 물꼬를 튼 대면이 이뤄졌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서울 조계사에 은신 중인 철도노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왼쪽)과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가운데),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26일 오후 조계사 화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업 18일째인 26일 하루 종일 철도 파업 사태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의 만남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일단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만남 뒤 곧바로 노사 실무협상이 이뤄졌고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27일 입장 발표를 하기로 해 이제 조정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
김명환 위원장
전날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 달라”는 철도노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재에 나선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는 26일 오후 긴급 임시회의를 열어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도법 스님은 이날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을 함께 만나 두 분이 대화를 하도록 자리를 주선했다”며 “노사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집하는 대신에 국가 기간산업인 철도의 안정과 발전, 국민의 보편적 행복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사장은 오후 2시 10분경 화쟁위원회를 통해 박 수석부위원장과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에는 도법 스님, 조계종 노동위원장 종호 스님, 박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원 4명, 코레일 최 사장과 간부 등 5명이 참석했다. 노사는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했다. 최 사장은 오후 2시 40분경 박물관 건물 정문 앞에서 “노조 측과 실무 교섭에 들어갈 것”이란 발표를 했고 5분 뒤 박 수석부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답변했다.

최 사장은 노조와의 만남 직후 “파업 장기화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노사 간에 상호 진정성 있는 만남을 했다”고 평가했다.

양측의 합의로 이날 오후 4시부터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코레일 사옥에서 실무 협상이 열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문제와 조합원 고소 고발 및 직위해제 중단 등의 이슈를 놓고 치열한 논의가 오갔다.

노사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정부는 ‘강온작전’도 펼쳤다. 노조와의 적극 대화에 나서면서 한편으론 노조를 몰아세우며 합의를 압박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발표한 담화문에서 “불법 철도파업으로 산업 수출 물류 등 경제 전반에 걸쳐 1조 원 이상의 손실이 났다”며 “정부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연상 baek@donga.com ·김갑식·서동일 기자
#철도 파업#코레일#철도 노조#조계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