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19일째를 맞은 27일 코레일과 철도노조의 교섭이 중단된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사무처장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전격 진입하는 등 노조 지도부가 서울 곳곳에 분산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은철 철도노조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벽에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사옥 내 민노총 사무실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설훈 최원식 민주당 의원 등을 면담하고 신변 보호와 사태 해결에 대한 민주당의 지원을 요청했다. 민주당은 “최은철 사무처장과 노조원 두 명이 오후 1시경 민주당사에 들어왔으며 민주당은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만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들어간 데 이어 김명환 노조위원장이 민노총 사무실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최 사무처장까지 민주당사에 들어가는 등 ‘게릴라식 등장’ 전략을 쓰자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최 사무처장이 민주당사에 가기 전에 민노총 사무실 안에 있었다고 밝히면서 ‘경찰의 포위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날도 5개 중대 300여 명의 기동대원을 경향신문사 건물 주변에 배치해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했고 사복체포조도 주변에서 대기했지만 최 사무처장이 건물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최 사무처장이 어디에 있다가 민주당사로 이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최 사무처장이 당초부터 민노총 사무실 외부에 있었더라도, 경찰이 소재 파악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태만 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머무르고 있는 조계사는 이날도 경찰 검문검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루 종일 긴장감이 흘렀다. 극락전 2층에 있던 박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 극락전 바로 옆 대웅전에서 108배를 하는 등 경내를 오가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민노총은 28일 ‘철도노조 지지 총파업’을 벌이고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노총 사무실까지 난입한 권력의 폭력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전 조직을 총파업 투쟁본부로 전환하고 모든 정부위원회 참가를 거부하는 등 노정관계를 단절키로 했다. 또 내년 1월 9일과 16일 2, 3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여는 등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인 내년 2월 25일까지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달 31일과 내년 1월 3일에는 전체 소속 사업장에서 잔업 및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고용노동부는 “다른 근로자의 파업을 지원하려는 파업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파업은 불법으로, 참가자는 민형사상 책임 등을 지게 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는 보장하겠지만 차로를 무단 점거하고 행진을 하거나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의 불법 시위에는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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