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A 씨(41)는 10월 대전시소방본부 119에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아내가 사흘 전에 집을 나갔다. 연락이 안 되고 사고를 당한 것 같다. 위험에 처해 있는 아내를 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소방본부는 A 씨의 다급하고 떨리는 목소리의 전화에 혹시 위험에 처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통신사 측에 이동전화 위치정보 조회를 신청했다. 이어 A 씨 전화의 진위 조사에도 나섰다. 그러나 조사 결과 A 씨의 이 같은 호소는 허위였다. 아내라고 밝힌 사람은 동거녀였다. 위험에 처한 것도 아니고 단순한 다툼을 한 뒤 연락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동거녀도 소방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동전화 위치정보 조회서비스는 생명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로 본인, 배우자, 2촌 이내 친족만이 신청할 수 있다. 또 허위로 신청한 경우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1차 300만 원, 2차 600만 원, 3차 1000만 원)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방본부는 이에 따라 A 씨에 대해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 들어 11월 말까지 대전시 소방본부 119에 요청한 위치정보 조회는 모두 5244건. 하루 평균 15건꼴이다. 하지만 이 중 74%(3885건)는 단순한 연락두절이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경우 등 비긴급 상황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