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 6·4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두 배 가까운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나 선거연대 없이 독자적으로 후보를 낼 경우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10명 중 4명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을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와 채널A의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6·4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는 새누리당 31.4%, 안철수 신당 16.2%, 민주당 8.7% 순으로 답했다. 어떤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지 모른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비율은 38.8%였다.
반면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질 경우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35.8%, 안철수 신당 25.3%, 민주당 9.1%, 모름·무응답 26.5% 순으로 나타났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라고 물을 때와 ‘어떤 정당 후보를 찍을 것이냐’라고 물을 때의 지지율 차는 새누리당 4.4%포인트, 민주당 0.4%포인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은 9.1%포인트나 된다.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안철수 신당의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은 안철수 신당 지지자의 64.0%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특히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41.7%로 이 지역 맹주를 자처하던 민주당(13.1%)의 3배 이상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서는 안철수 신당은 29.5%로 민주당(14.5%)의 2배에 그쳤다. 게다가 부동층도 44.8%나 돼 안철수 신당의 호남 완승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해 11월 28일 신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를 띄워 창당을 가시화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내세울 인물에 대한 믿음이 형성되지 않았고,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아 상당수 지지층이 부동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새누리당에 실망한 보수적 지지층과 민주당, 안철수 신당 가운데 판단을 유보한 진보적 유권자들이 부동층으로 많이 옮겨 갔다”며 “이 부동층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6·4지방선거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설문에서 새누리당은 수도권(서울 32.0%, 인천·경기 31.2%)에서 안철수 신당(19.5%, 15.0%)과 민주당(8.7%, 8.7%)을 모두 앞섰다. 하지만 역시 부동층이 각각 37.0%, 39.0%로 새누리당 지지율보다 높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민주당은 강원·제주에서만 12.2%로 안철수 신당(8.2%)을 앞섰을 뿐 연령, 성별, 지역, 학력, 이념 성향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안철수 신당에 뒤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층의 31.4%가 안철수 신당 후보를 택한 반면 민주당 후보를 택한 사람은 14.5%에 불과했다.
‘지지 여부를 떠나 지역 분위기를 감안할 때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35.1%로 ‘야권 후보가 당선될 것 같다’(13.9%)는 응답보다 높게 나았다. 그러나 ‘여야 후보 간 득표율이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도 33.3%를 차지해 새누리당과 엇비슷했다. 새누리당의 승리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