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신촌 지하철역에서 연세대 정문에 이르는 550m 연세로가 6일 새단장을 마친다. 과거(왼쪽
사진)에는 좁은 인도에 통행자가 많은 데다 불법 노점상까지 있어 혼잡했지만 바뀐 뒤에는 보행자를 배려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서울시 제공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지하철역(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정문에 이르는 550m 정도의 신촌 연세로. 노점상 가판대 등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고 공중전화부스, 분전함 등이 폭 1∼2m에 불과한 보도를 점거하고 있어 보행자들이 늘 불편을 겪어오던 곳이다. 2∼4차로의 차도는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로 사고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었고 도로 주변에는 주정차한 차들과 주행하는 차들이 뒤엉켜 늘 혼잡했다. 버스정류장 주변에는 노점상이 몰려 있어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차도까지 나와 기다리는 등 몸살을 앓아왔다.
서울시는 신촌 연세로를 왕복 2차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조성해 6일 낮 12시 개통한다고 1일 밝혔다. 대중교통전용지구는 그동안 차에 내줬던 도로를 보행자·대중교통 전용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서울에서는 신촌 연세로가 처음 지정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신촌 연세로에는 보행자와 자전거,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만 다닐 수 있다. 일반 차량은 진입이 금지되고 위반하면 범칙금(승용차 4만 원, 승합차 5만 원)이 부과된다. 모든 차량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시속 30km 이하로 통행해야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인근 양화로 등으로 우회 운행했던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각각 11개, 3개 노선과 버스정류소 3곳도 이날부터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시내버스 153번(우이동∼당곡사거리) 7613번(갈현동∼여의도) 노선은 신촌로터리 신호체계 변경으로 우회 노선 그대로 이용한다. 택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한 밤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만 허용된다. 상가 영업에 필요한 업무차량은 허가를 받아 오전 10∼11시, 오후 3∼4시에만 제한적으로 통행할 수 있다. 도로 위에 주정차는 할 수 없다.
보도 곳곳에서 보행을 방해하던 각종 장애물도 말끔하게 정리했고 4개 차로의 차도를 2차로로 줄여 보도 폭도 최대 8m까지 확대했다. 장기적으로 신촌 연세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차도와 보도 사이의 턱을 없앴다. 단거리 통행자를 위해 신촌 지하철역, 연세대 등에 공공자전거 이용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명물거리 사거리에는 보행자가 쉴 수 있고 비보이 등 각종 문화행사를 열 수 있는 보행광장·쉼터도 곳곳에 꾸몄다. 또 신촌을 대표하는 서점인 홍익문고 앞 거리에는 국내 유명 작가 15명의 손바닥과 글귀를 새긴 동판을 설치했다.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번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으로 신촌 연세로가 서울을 대표하는 젊음의 거리로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보행자 전용지구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