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한류 입소문… “성형외과, 최고의 접대장소” 농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일 03시 00분


영부인-연예인 등 해외 VVIP “세계정상급 기술-합리적 비용 굿”
의료관광객 4년새 6만명→16만명… 여행사-병원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

거스 히딩크 커플의 이번 방한은 의료 한류가 질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초기 의료관광은 케이팝, 드라마 등 문화 한류에 영향을 받은 일반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교관, 정부 고위 관계자, 유명 연예인 등 최우량고객(VVIP)의 방한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12월 16일 디포 알람 인도네시아 내각장관이 서울 강남에 있는 우리들병원 본원에 입원해 허리 치료를 받았다. 국내에서 수술 받기 위해 방한한 첫 외국인 장관이었다. 또 지난해 11월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는 부인인 라이사 아탐바예바 여사가 국내 유명 성형외과를 방문해 각종 안티에이징 시술을 받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를 접대할 때 “술집이 아닌 성형외과로 데려가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해외 VVIP들의 의료 한류 사랑의 원천은 우수한 기술이다. 특히 성형외과 피부과의 기술은 이미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가다. 또 상대적으로 싼 치료비도 외국인 환자의 주목을 끈다. 피부미용 분야에서는 아시아 의료관광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태국보다 저렴하면서도 싱가포르보다도 높은 의료 기술을 갖췄다. 치료비의 경우 선진국 비용의 10분의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질적 양적 성장에 힘입어 국내 의료관광 시장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의료관광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2009년에는 약 6만 명에 불과했지만 2012년 약 16만 명으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2009년 미국(32.6%), 일본(30.3%)에 집중됐던 환자 국적도 중국(20.4%) 미국(19.2%) 일본(12.4%) 러시아(10.3%) 몽골(5.3%) 등으로 다양해졌다.

외국인 환자 유치 활동도 조직화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말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와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대형 여행사와 대형 종합병원이 의료관광 전담 법인을 세운 것은 처음이다.

또 정부와 정부 사이의 G2G 형태의 환자 유치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지난해 1000명이 넘는 환자를 한국에 보냈다.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도 지난해 342명의 자국 환자를 한국에 보냈다. 또 의료 한류의 2.0 버전인 의료 수출도 활발해 19개국 11곳에 한국 병원이 진출해 있다.

하지만 해외 VVIP까지 찾아오는 의료 한류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진료비의 20∼50%를 챙기고 있는 브로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의료와 관광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 개발도 시급하다. 또 의료사고 발생 시 해외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보험 강제 가입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유근형 noel@donga.com·한우신 기자
#의료한류#성형외과#의료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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