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강원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 화폐가 시범 유통된다. 강원도는 지역 통화 유통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착수해 내년 1, 2개 시군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16년 도 전역에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지역 화폐 도입은 연간 4조 원으로 추정되는 역외 유출 자금을 줄여 지역의 자립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또 사라져가는 지역공동체를 회복하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지역 화폐는 실물화폐와 전자화폐로 나눠 운영된다. 실물화폐 단위는 GW로 1000GW, 1만 GW 두 종류로 화폐 가치는 국가통화와 등가(1000GW=1000원) 운영된다. 조폐공사에서 제작될 지역 화폐는 유효 기간(5년 예정)이 있고 강원도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화폐와 다르다. 또 유효 기간에 여러 차례 통용된다는 점에서 1회성의 상품권과도 차이가 있다. 강원도는 지역 화폐에 관한 법적 검토 결과 발행에 문제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강원도는 공공 부문의 지역 화폐 유통 참여를 위해 도가 지급하는 일자리 관련 사업비, 무상급식 관련 비용, 각종 인센티브 중 일부를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희망자들에 한해 지역 공무원 급여의 일부를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강원도는 올해 지역통화센터를 설치하고 시장조사, 가맹점 발굴, 지역 화폐 유통구조 확립, 공청회 등을 통한 홍보에 나선다. 내년에는 협력 금융기관을 지정해 실물화폐 발행과 사용자 편의를 위한 전자결제 시스템 구축, 관련 조례 제정, 시군 공모를 거쳐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지역 화폐 가맹점은 소비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일상생활과 밀접한 중소 상공인, 사회적 기업, 전통시장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도내 자금의 역외 유출로 논란을 빚어온 대형마트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백승호 강원도 사회적경제과장은 “영국의 소도시 브리스틀이 지역 화폐를 발행하면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화폐 형태도 최소한으로 단순화해 제작비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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