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1시 40분경 전북 군산시 비응도 청소년해양수련장 앞 바닷가. 밀물이 밀려들면서 해안에서 15m가량 떨어진 암초가 점점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그 위에 이모 군(15) 네 형제가 어깨동무를 하고 위태롭게 서 있었다. 네 형제는 유치원생인 7세 막내, 초등생인 10, 12세, 중학생인 15세 첫째였다. 부모와 함께 전주에서 비응도로 놀러온 이들은 갯바위에서 게를 잡으며 정신없이 놀았다. 그러나 밀물이 들어오는 걸 몰랐던 이들은 갯바위에 고립됐다. 부모가 네 형제를 구조하려고 했지만 수심이 깊어 발만 동동 굴렀다.
형제들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둥글게 모여 어깨동무를 했다. 키를 맞추고 어깨동무를 굳건하게 만들기 위해 상체를 숙였다. 네 형제가 파도를 견디고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협동 자세를 취한 것이다.
부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김호길 군산소방서 비응구조대 소방교(37)는 잠수슈트를 입은 뒤 암초까지 헤엄쳐 갔다. 15m 구간의 수심이 1∼4m 정도였다. 김 소방교가 도착했을 당시 암초는 바닷물에 이미 잠긴 상태였다. 네 형제의 발목까지 차가운 바닷물이 차오른 것.
김 소방교는 먼저 막내에게 구명조끼를 입힌 뒤 육지까지 데리고 나왔다. 그는 이후 초등생인 셋째를, 끝으로 초등생인 둘째와 중학생인 첫째를 같은 방법으로 구조했다. 첫째를 구조할 때는 바닷물이 무릎 위까지 올라올 정도였다. 구조는 1시간 만에 끝났고 네 형제는 별다른 이상 없이 귀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