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에도 ‘반값 산후조리원’… 송파구 이르면 2월 오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6일 03시 00분


산모-신생아실 종합병원 수준 시설
친환경 자재 시공… 2주에 190만원

서울의 첫 공공 산후조리원인 송파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 전경(왼쪽 사진). 건물 중앙에 정원이 들어서 자연채광이 가능하고(가운데) 산모실을 비롯한 시설도 고급 산후조리원에 비해 손색이 없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서울의 첫 공공 산후조리원인 송파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 전경(왼쪽 사진). 건물 중앙에 정원이 들어서 자연채광이 가능하고(가운데) 산모실을 비롯한 시설도 고급 산후조리원에 비해 손색이 없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주변에서는 아이를 더 낳으라고들 성화지만 막상 아이 하나 더 키우려면 돈 들어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특히 아기를 낳은 뒤 산후조리원에 가면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기가 질리기 일쑤다.

서울 송파구는 서울시에서는 처음으로 산모의 산후조리를 위한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를 이르면 다음 달 말 개관할 예정이다. 공공에서 저렴하게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실제 임신부와 함께 ‘공공 산후조리원’을 미리 둘러봤다.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지하철 8호선 장지역 인근의 ‘산모건강증진센터’는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었다.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2893m² 규모에 산모실 27실을 갖추고 있다. 올해 3월 개관한 제주의 공공산후조리원(지상 1층, 548m², 산모방 14실)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3층 신생아실은 목욕시설과 케어시설, 집중치료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 공기살균기를 비치하고 자동항온항습장치, 화재 발생 시 화기차단장치를 설치하는 등 종합병원 신생아실 수준의 설비를 갖췄다. 2층 진료실에는 산부인과, 소아과 전문의가 상주해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돌본다.

산모실, 신생아실, 모유수유실 같은 기존 산후조리원 기능에 초음파실과 황토방, 마사지실, 좌욕실 등 산모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추가시설도 갖췄다. 산모실이 있는 3∼5층에는 산모 전용 엘리베이터를 별도로 설치해 외부로부터의 감염을 예방한다. 산모의 회복과 신생아의 건강을 고려해 친환경 인증 자재로 시공했다. 건물 중앙에 정원을 만들어 지하층까지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했다.

시설을 둘러본 임신부 김하영 씨(38·서울 종로구 가회동)는 “강남의 1000만 원짜리 산후조리원에 비해 시설과 공간 배치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산후조리를 위한 공간 외에도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하 2층 쿠킹클래스에서는 이유식 및 육아정보, 요리교육 등을 진행하고, 2층 프로그램실은 부모 교육공간으로 활용된다. 지하 1층에선 운동처방사가 출산 후 체형·체중관리를 해 주고, 지역주민과 함께 활용하는 대사증후군 관리센터도 배치했다. 1층에는 영아 위주의 구립어린이집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 씨는 “산모실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민간 산후조리원과 달리 휴식공간이 많고 프로그램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단순한 산후조리의 기능을 넘어 산모의 산전·후 건강 관리 및 육아 관리 교육, 임신 출산 육아 전반에 대한 교육, 행복한 가정을 위한 남편 교육 등 프로그램을 연간 200회가량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 가격은 2주 기준 190만 원(기본실 기준). 송파구가 조사한 결과 송파구 내 산후조리원 가격이 최고 700만 원, 평균 280만 원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 송파구는 송파구 주민들에게 이용 우선권을 주되 타 지역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27실 가운데 7실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다문화, 다자녀 가구 등을 위해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가 일종의 표준이 돼 민간 산후조리원의 과도한 비용을 줄이고 산후조리 서비스 질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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