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무산된 강원 도내 고교의 무상급식이 6·4지방선거에서 핫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내 시민단체들은 예산 삭감을 주도한 새누리당에 무상급식 확대를 촉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도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도내 3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주주의와 민생, 사회공공성 실현을 위한 강원지역 연석회의’와 교육 공공성 실현을 위한 강원교육연대, 강원학교급식운동네트워크는 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무상급식 허위 사실 유포를 중단하고 무상급식 확대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많은 도민의 노력으로 시행하게 된 무상급식 정책을 깎아내리고 도민을 기만한 새누리당의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정치세력이 강원지역에 발붙일 수 없도록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말 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한 직후에도 “무상급식 확대를 좌절시킨 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은 물론이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도민을 배신한 행위를 엄중히 심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약속했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대상으로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올해 1차 추경에 무상급식 관련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도의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1, 2월 범도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새누리당 도당에 대해서는 ‘무상급식을 공짜급식이라고 주장하는 이유’ ‘초중 무상급식 이후 급식의 질과 양이 떨어졌다는 주장의 근거’ 등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하고 항의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유성철 강원지역 연석회의 집행위원은 “도의원들 가운데 지난 선거에서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제시하고도 관련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이들이 있다”며 “모든 의원에 대해 무상급식 공약 여부를 조사한 뒤 6·4지방선거에서 낙선운동을 펼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도 첨예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고교 무상급식 무산이 결정된 후 민주당과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각각 “국회의원 하수인” “선거 겨냥한 포퓰리즘”이라며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춘천 도심 거리 곳곳에서 ‘새누리당 의원님, 고교 급식 반대하고 안녕들 하십니까’ ‘공짜급식 확대 주장 말고 교육환경 개선에 동참하라’는 내용의 현수막 공방전이 열흘 이상 진행되기도 했다.
민주당 김미영 도의원은 “초·중학교와 특성화고까지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고까지 확대하는 것에 대해 재정 부담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정치 공세”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경이 예상되는 만큼 무상급식은 치열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곽영승 도의원은 “열악한 재정 형편 속에서 추진 중인 강원도와 도교육청의 무상급식은 불의하고 불공정한 정책”이라며 “무상급식 확대에 쓸 예산이 있다면 경제적 극빈층을 위해 우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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