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파문 확산]
부실대응 비판에 “편수조직 부활”
되풀이되는 갈등, 제도적 개선 추진… 구체적 방안 없어 논란만 키울수도
한국사 교과서 논란과 함께 교육부의 대응 부실에 대한 비판이 연일 계속되자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9일 편수실 기능을 되살리고 강화해 한국사뿐만 아니라 전체 교과서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했다. 출판사가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를 만들고 이것이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을 통과하면 마무리되는 한국사 교과서 선정 절차의 부실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서 장관은 이 같은 원칙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방안이나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여전히 임시 대응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편수실 조직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치밀하게 검증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많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국정 교과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논의와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5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양한 역사관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서는 통일된 국사 교과서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발언한 이후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최경환 의원 등이 수시로 국정 교과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시대착오적인 의견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작 교과서 정책을 결정해야 할 교육부는 중심을 잡지 못해 왔다. 역사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인정 체제로 전환된 내력, 국정과 검인정의 장단점 등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설명조차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것이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국정 교과서까지 검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장차관 모두 이런 판단의 배경이나 이유,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교육부가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오리무중에 빠진 형국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여당이 국정 교과서로의 전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수록 교육부는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교육부의 한 인사는 “실세라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국정 교과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담당 부처로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정 교과서 전환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가는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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