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집계한 2013년 교통안전지수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교통문화 성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자체 간 교통문화 격차는 각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의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 수준 격차를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기초자치단체 간에 1등과 꼴찌의 지수 점수 차가 34.97점에 이를 만큼 지역별 교통안전의식 수준도 크게 달랐다.
동아일보는 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하는 교통문화지수에 본보와 경찰청이 함께 마련한 ‘착한 운전 마일리지’ 가입률을 반영한 ‘동아교통안전지수’(교통문화지수 90%, 착한 운전 점수 10% 반영)를 만들었다. 착한 운전 마일리지는 운전자가 1년간 무사고·무위반 약속을 지키면 특혜점수 10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전국적으로 약 259만 명이 서약에 동참했다. 신호등을 운영하지 않는 5곳(강원 화천군, 인천 옹진군, 전남 신안군, 경북 영양군, 경북 울릉군)을 제외한 225개 기초지자체 총점 집계 결과 경기 과천시(82.43점)가 1위, 전북 완주군(47.46점)이 꼴찌로 나타났다.
과천시는 교통문화 점수 74.2점(90점 만점)을 받아 225개 지자체 가운데 39위에 머물렀지만 착한 운전 마일리지 가입률이 월등히 높아 총점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과천시의 착한 운전 점수는 8.23점(10점 만점)으로 전체 평균(0.96점)의 8.5배 수준이었다. 과천시의 교통문화 점수도 항목별로 보면 교통사고 피해 규모를 집계한 교통안전 부문 34.55점(40점 만점), 신호준수율 등 보행 행태 부문 9.36점(10점 만점), 노인·어린이 사고 사망자 수 등 교통약자 부문 9.82점(10점 만점)으로 운전 행태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전체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반면 완주군은 교통문화에서 225개 지자체 중 가장 낮은 45.68점을 받았다. 이는 교통문화 모든 부문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기 때문. 특히 교통안전 부문은 15.8점, 보행 행태 부문은 3.24점을 받아 전체 평균(각각 28.74점, 8.61점)에서 한참 모자랐다. 착한 운전 점수는 1.78점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총점 순위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체적으로 인구 30만 명 이상 대도시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인구 30만 명 미만 지역이 하위권에 다수 분포했다. 전문가들은 규모가 큰 지자체일수록 교통 관련 예산 확보가 수월해 도로 인프라나 교통안전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교통안전 캠페인 등 홍보활동도 원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주영 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대도시 중심으로 관련 캠페인이 많이 진행돼 시민의식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자체별로 교통안전에 대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