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직원들 특별상황극 공연… 정치적 중립 준수-줄서기 차단 홍보
“6·4 지방선거 투명하게 치르자” 최문순 도지사 등 200여명 참석
“이번 선거에 부녀회장님이 많이 도와주셔야 돼요.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이야기를….”
“제가 이번에 큰일이 성사되면 우리 산악회에 최신 등산양말을 매월 두 켤레 무상 지원하겠습니다.”
13일 오후 강원도청 신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특별무대에서 상황극이 펼쳐졌다. 도 자치정책과 직원 13명이 출연해 선거법 위반 사례 두 가지를 코믹하고 풍자적으로 소개했다.
직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업무를 마친 뒤 매일 3시간가량 연습에 매달렸고 이날 35분가량의 공연을 무사히 진행했다. 말투와 연기가 다소 어색하기도 했지만 최문순 도지사를 포함한 200여 명의 관객은 큰 박수로 이들의 수고를 위로했다. 시나리오와 연출은 전문 연극인인 ‘창의력발전소 통통’의 김정훈 대표가 맡았다. 또 도청 복도 곳곳에는 영화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패러디한 ‘불법 선거와의 전쟁-모르는 놈들 전성시대’ 포스터가 게시됐다.
첫 번째 사례는 현직 군수가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고 공무원이 선거 기획에 참여하는 과정을 그렸다. 승진을 노리고 군수를 당선시키기 위해 애쓰는 A 과장은 읍·면장을 찾아다니며 군수의 치적에 대해 홍보를 부탁하는 사전선거운동을 펼쳤다.
두 번째 사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과 주민자치위원 등이 선거운동을 벌이는 모습을 담았다. 주민자치위원장인 B 여사가 시장 출마 예정자의 득표를 위해 지역 주민들을 만나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동사무소 직원 C 씨는 시장 출마 예정자에게 주민 1000여 명의 명단을 넘겼다.
이날 상황극은 6·4 지방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선거 때마다 발생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과 행정 공백, 공무원 줄 서기 등을 예방하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다.
상황극을 제안했던 자치정책과 홍미료 주무관은 “안전행정부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명선거 교육 지침이 온 터에 단순히 강의식 교육을 진행하기보다는 이 같은 상황극을 겸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군수 후보 역할을 맡아 연기한 김보경 주무관은 “말로만 듣던 선거법 규정과 위반 사례를 직접 체험해 보니 정말 온몸에 각인되는 느낌”이라며 “상황극을 통해 선거에서 후보자들을 더욱 냉정히 평가할 수 있는 시각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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