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원격진료 및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 논란과 관련해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하지만 편파적인 설문문항으로 인해 오히려 “여론을 호도한다”는 역풍을 맞고 있다. 의협은 6∼13일 한국갤럽을 통해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68.3%가 “원격진료는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오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응답자도 74.6%나 됐다.
그러나 12개 설문문항을 살펴보면 질문이 편파적이어서 설문조사의 의미 자체가 퇴색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령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은 ‘병·의원이 가까워서 의사와 직접 대면진료가 가능한 경우에도 휴대전화 등을 활용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다. ‘직접 대면진료가 가능한 경우에도’라는 단서를 달아 응답자들이 ‘필요 없다’고 답하도록 유도했다는 지적이다. 또 원격진료의 안정성에 대한 물음 역시 ‘의사에게 환자의 상태 파악 및 전달이 제한되어 오진 등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부정적인 부연설명을 곁들여 ‘나쁘다’는 인식을 미리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자법인과 의료영리화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병원의 별도 자회사 운영은 영리화의 원인이 된다는 의견이 있다’는 부정적 견해를 미리 제시했다. 이 의견에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5.7%였다.
편파적인 질문들은 의협의 집단행동(파업)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을 비교적 많이 이끌어냈다. ‘의협은 정부가 원격의료와 영리병원을 계속 추진하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39.2%였다. 이에 대해 의협은 “찬성 의견이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파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적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여론연구센터장은 “문항에 편견이 상당히 전제되어 있다. 공정성 높은 여론조사 결과를 얻으려면 쟁점과 관련된 찬반 모두의 주장을 싣거나 또는 모두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협은 같은 날 오후 보건복지부에 의정 협의체 구성을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17일까지 회신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의협의 제안을 수용한다면 다음 주초부터는 협상이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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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6 08:23:46
삼성과 현대등 대기업의 입김으로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고 초대형 병원으로 환자쏠림, 간호사 몽땅 빼가기로 지방에서는 간호사 구하기도 힘들게 수도권 집중화로도 모자라서 원격진료라는 미명하에 지방의 환자를 마지막까지 흡혈하려는 의도에 정치권이 놀아나는 것이다.
2014-01-16 08:20:03
편파적인 질문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밀집된 의료기관이 과포화되어있으며 산간벽지에도 의원과 보건지소 심지어 간호사들이 진료하는 보건진료소까지 있는 의료의 접근성이 가장 잘되있는 나라이다. 무슨 원격진료 타령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