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글로벌 탄소금융 메카로 떠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6일 03시 00분


탄소배출권거래소 유치 계기로 네트워크 구축-파생금융 파급효과
전문인력 유입-일자리창출 기대도

부산이 글로벌 탄소 금융도시로 태어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탄소배출권거래소를 부산에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는 부산시와 지역 시민단체, 정치권, 한국거래소(KRX)가 단합된 힘으로 5년간 유치 활동을 추진한 결과다. 시는 2008년 11월 부산금융중심지 지정 신청 당시 탄소배출권거래소 유치를 개발 계획에 반영하고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KRX도 준비 팀을 구성해 세계 배출권거래소의 동향 파악과 배출권 파생상품화 방안을 부각시켰다.

탄소배출권거래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이산화탄소·CO₂)의 배출 권리를 주식처럼 사고파는 곳. 교토의정서 가입국들은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 정도 감축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국가나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외부에서 구입해야 한다. 다시 말해 CO₂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기술개발로 배출량을 줄이거나 아니면 배출량이 적어 여유분의 배출권을 소유한 기업으로부터 그 권리를 사야 한다. 지구를 온난화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다.

현재 이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32개국 정도. 가장 활발하게 거래를 하고 있는 곳은 2005년 탄소거래소를 설립한 유럽연합(EU)이다. 반면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은 탄소배출권거래제 계획은 세워 놓았으나 도입을 늦추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1월 예정이던 탄소배출권거래제 도입을 2015년으로 연기했다.

정부와 KRX는 당초보다 3개월 앞당긴 8월부터 500개 할당 업체를 대상으로 탄소배출권 모의 거래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시행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참여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준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12만1000t 이상인 업체나 2만5000t 이상인 사업장은 KRX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구입해야 하고, 판매할 수도 있다.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2017년까지를 적응력 제고 기간으로 정해 이 기간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이용하는 업종(기업)에 대해 배출권을 100% 무상으로 할당할 예정이다. 기업이 일단 비용 지불 없이 배출권을 얻는 셈. 또 배출권 현물시장 참여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정착 시점인 2020년까지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탄소배출권거래소의 부산 유치로 금융기능과 금융거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중심으로 탄소배출권 거래를 중개하고 참여하는 민간기업, 기존 금융기관의 탄소펀드 운영, 재무 및 회계 컨설팅 서비스업 등 탄소 금융 관련 기관이 집중되는 탓이다.

또 일자리 창출과 유입 인구 증가도 빼놓을 수 없다. 탄소거래소의 직접 고용뿐만 아니라 탄소시장, 탄소금융, 온실가스 관련 신기술 인력 등 핵심 분야의 인력 증대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부산은 세계 글로벌탄소 금융시장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파생금융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KRX 내 석유전자 상거래시장 개설(3월 예정), 금 거래소 개장(〃), 중앙청산소 개소(6월 예정)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탄소 금융도시#탄소배출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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