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학생 위탁교육 ‘꿈사랑학교’ 16일 부산이전 개소-수료식 열려
참석 220명, 감격과 감사의 눈물
16일 오전 동래구 온천초등학교 강당에서 백혈병 소아암 등을 앓고 있는 9개 시도 초중고교생 2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꿈사랑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꿈사랑학교 제공
“저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갔으면 좋겠다.” “꼭 가고 말테야….”
사단법인 더불어 하나회 부설 ‘꿈사랑학교’ 홈페이지의 ‘2013학년도 수료식 및 문예창작대회 시상식’ 공지에 달린 댓글이다.
16일 오전 10시 부산 동래구 온천초등학교 강당. 백혈병과 소아암, 재생불량성빈혈 등을 앓고 있는 초중고교생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꿈사랑학교 졸업식(수료식)이 열렸다. 이들은 경남 경북 대구 울산 전남 전북 광주 제주 부산 등 9개 시도에서 온 환우들. 28명은 치료차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꿈사랑학교는 사이버학교여서 초등학교 강당을 빌려 졸업식을 마련했다.
휠체어에 의지하거나 부모 손을 꼭 잡은 졸업생들의 모습은 여느 졸업식장과는 달랐지만 열정과 꿈은 더 뜨거웠다. 지난 한 해 동안 병마와 싸우면서도 배움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고 무사히 한 학년을 마친 이들은 모두 승리자였다.
초등 6년 김아영(가명·13) 양, 중3 이철하(〃·16) 군, 고3 정미래(〃·18) 양은 졸업생을 대표해 그동안 고생한 부모와 선생님에게 고개를 숙였다. 10여 명은 상급학교 진학 기념 장학금도 받았다.
전남 목포에서 온 정찬호 군(17)은 “힘겨운 제 인생에서 7년간 꿈사랑학교의 따뜻한 손길이 있었기에 ‘환우’가 아닌 ‘학생’의 이름을 얻어 내는 현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동료들의 배려와 희생에 감사드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졸업식에서는 지난해 진행된 제7회 꿈사랑학교 문예창작대회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기적의 오케스트라-에이브러햄 링컨’이란 작품으로 대상을 받은 최예나 양(고3)을 비롯해 부문별, 학년별로 32명이 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꿈사랑학교는 이날 오전 9시 반 동래구 미남 로터리 근처 영남빌딩 11층(051-501-7867)에서 이전 개소식을 열었다. 2006년 교육부의 위탁교육기관으로 등록된 꿈사랑학교는 그동안 경남 창원에서 9개 시도 교육청 산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규과정을 가르쳤다. 하지만 투병 학생들의 병의원 접근과 기간제 교사 채용, 사회적 관심과 참여기회 확대 등이 필요해 부산으로 옮겼다.
현재 꿈사랑학교 초중고교 과정 학생은 881명. 이들은 43종의 각종 질환으로 투병 중인 학생들이다. 전체 학생 2448명 중 290명은 숨졌고, 999명은 원적 학교에 복귀했다.
이들은 꿈사랑학교 24명의 교사들과 4명의 행정 직원들이 운영하는 실시간 질의응답이 가능한 화상 시스템을 통해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과목을 가정과 병원에서 수강하고 있다. 치료 중인 학생들의 유급을 방지하고 학령기에 맞는 정상 학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은 선진국에서도 시행되지 않아 일본 미국 등에서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봄가을에는 한 차례씩 야유회 겸 순회 교육을 실시한다. 여름에는 매년 통영에서 수련회를 열어 우정도 다지고 부모들끼리, 친구들끼리 지지대가 되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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