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제주지역 야생 노루가 유해 동물로 지정된 뒤 포획 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대부분 생포보다는 사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지난해 노루 포획 작업을 실시해 모두 1249마리를 처리했다고 16일 밝혔다.
행정시별로는 제주시 781마리, 서귀포시 468마리로 콩 배추 당근 무 등을 대량 재배하는 제주시 애월읍, 구좌읍 지역에서 노루가 많이 잡혔다. 포획된 노루 가운데 55.1%인 688마리는 농가에서 식용 등으로 소비됐다. 43.1%인 538마리는 포획 요청을 받은 엽사 등 대리 포획자가 처리했다. 22마리는 매립 처리됐으며 1마리만이 제주시 봉개동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옮겨졌다.
포획 작업 초기에는 마취 총으로 노루를 붙잡아 노루생태관찰원으로 이송할 계획이었지만 마취 총 효과가 작아 사살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생포된 노루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잡은 노루의 상업적 거래를 금지했지만 자가소비하거나 지역 주민에게 무상 제공하도록 허용한 것도 사살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제주도는 지난해 정보기술(IT)을 이용한 노루 자동 포획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했다. 농경지 인근 오름(작은 화산체) 등에 서식하는 야생 노루가 유인용 먹잇감을 찾아 유도 펜스를 따라 가두리에 들어오면 센서와 적외선 카메라가 감지해 자동으로 문을 닫아 가두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결함 등이 나타나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제주도는 올해 노루 자동 포획 시스템을 개선해 생포 작업을 다시 전개할 예정이다. 이들 노루는 새로 조성하는 서귀포시 성산읍 노루생태공원으로 옮긴다.
제주 야생 노루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멸종 위기에 놓였으나 1987년부터 먹이 주기, 밀렵 단속, 올가미 수거 등 보호 활동으로 개체 수가 늘어 2만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적정 개체 수는 3300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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