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설 앞둔 나눔열기 ‘꽃보다 할머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2일 03시 00분


부산 괴정3동 ‘꽃마을 경로당’ 회원… 빈병-폐지 팔아 모은 1000만원 쾌척
동서대학생들 병원 환자 돌보기 등 소외이웃에게 온정의 손길 잇달아

빈병과 폐지를 팔아 모은 1000만 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은 부산 사하구 괴정3동 ‘꽃마을 경로당’ 할머니 회원들. 사하구 제공
빈병과 폐지를 팔아 모은 1000만 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은 부산 사하구 괴정3동 ‘꽃마을 경로당’ 할머니 회원들. 사하구 제공
설을 앞두고 어렵게 겨울을 나고 있는 홀몸 노인, 소년소녀 가장,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로당 할머니들이 관광을 가기 위해 10여 년 동안 폐지나 빈병, 헌 옷을 팔아서 모은 1000만 원을 불우 이웃을 위한 기탁금으로 내놓아 화제다. 사하구 괴정3동 ‘꽃마을 경로당’(회장 나금임) 할머니들은 22일 오후 2시 반 이경훈 사하구청장에게 성금을 전달한다. 1991년 문을 열 당시 경로당 회원 할머니는 60여 명. 이들은 “생전에 좋은 곳에 구경이나 가자”며 1997년부터 골목을 누비며 재활용품을 모았다.

또 손자가 대학에 입학하면 그 기념으로, 어버이날 용돈을 받으면 쪼개서 5만∼10만 원씩 내놓아 적립금을 쌓아 갔다. 초창기에는 몇 차례 당일 관광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세상을 떠나는 회원이 늘어났다. 현재 남아 있는 20명의 회원도 허리디스크나 관절염으로 먼 거리 여행은 어렵다. 이 사이 적립금은 1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경로당 총무를 맡고 있는 이승찬 씨(65)가 “이 돈을 불우이웃 기탁금으로 쓰자”고 제안했고, 할머니들은 흔쾌히 승낙했다. 이 씨는 4년 전 월세로 전전하던 꽃마을 경로당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할 수 있도록 자신의 주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남자 손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가 어머니께 못다 한 효도를 할머니들에게 하고 있다.

동서대 학생 20명은 20∼23일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봉사 활동을 한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장기 병동 환자들을 위해 식사 도움, 병실 청소, 말동무 해 드리기 등으로 따뜻함을 전한다. 김효연 씨(간호학과 4년)는 “명절을 앞두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뵙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부산소방본부는 21일 화재 피해 주민 ‘119행복하우스’ 2호 입주식을 가졌다. 행복하우스는 지난해 11월 29일 화마가 덮쳐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게 된 서구 아미동 이모 씨(70) 집 등 4채를 소방관들이 복구 작업을 통해 다시 살 수 있도록 해 준 것. 소방본부는 이번 행복하우스 4채에 2012년부터 직원 2400여 명의 동참으로 시작한 119안전기금 2700만 원을 지원했다.

BS금융그룹 희망나눔재단은 최근 부산시청을 방문해 홀몸노인이나 한부모 가정 등 사회 취약 계층의 설날 차례상 성금으로 3억 원의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전달했다. 대상 가구는 각 자치구·군을 통해 선정되며 가구당 5만 원씩 총 6000가구에 전달한다. 이 재단은 또 울산, 경남 지역에도 5000만 원씩 전달했다.

부산 세정그룹도 최근 이웃돕기 성금과 성품 4억3000여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세정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총 55억 원 상당의 성금과 성품을 내놓았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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