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북본부가 3일 발표한 ‘전북지역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지역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007년 말 10조 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현재 17조3000억 원으로 6년 만에 73.5%(연평균 증가율 9.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국 평균 증가율 43.7%에 비해 29.8%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10.8%, 기타 대출이 4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전북 지역 가계대출이 급증한 원인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주택 매매를 위한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2011년 이후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의 건설이 늘어나면서 중도금 납입을 위한 대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북 지역 주택 가격은 2007년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33.8%나 올라 전국 평균(17.2%) 두 배에 육박했다.
상대적으로 지역의 소득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영세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생계자금 대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 내에 대출을 받을 기업체가 적어 금융기관이 가계대출을 늘리는 것도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7년 말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전북 지역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56.8%로 전국 평균(54.7%)과 비슷한 반면 가계대출 증가율(43.6%)은 전국 평균(31.5%)을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본부 관계자는 “내수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 대출금 상환 능력 저하(가계)와 담보 가치 하락(금융기관) 등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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