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지인을 면회하기 위해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찾았다가 배가 아파 민원실 화장실을 찾은 송모 씨(50)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서울의 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일회용 주사기 두 개로 필로폰을 투약한 뒤 주사기를 마땅히 버릴 곳이 없어 비닐에 싸 주머니에 넣은 채 계속 갖고 다니던 터였다. 변기에 주사기를 버린 송 씨는 힘껏 물을 내리곤 유유히 떠났다.
송 씨의 의도와 달리 주사기는 내려가지 않고 배수로를 막았다. 변기가 고장 나 수리를 하던 남부구치소 측은 수상한 주사기를 발견하고 즉각 서울 영등포경찰서 마약수사팀에 신고했다. 물속에 잠겨 있었지만 주사기 안은 진공상태로 물이 들어가지 않았고 송 씨의 혈흔이 남아 있었다. DNA 검사 결과 마약투약 전과로 징역 1년을 복역한 뒤 지난해 8월 출소한 송 씨의 혈흔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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