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의료관광 선도병원이 “통역비 내라” 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4일 03시 00분


中관광객에게 검진비의 50% 요구

제주 의료관광의 선도병원을 자처하는 종합병원이 건강검진을 받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통역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 A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11일부터 12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2명을 제주시내 H병원에 안내해 1인당 100만 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을 받게 했다. 종합검진 항목은 간 기능, 당뇨, 간염 등을 비롯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갑상샘초음파 등이 포함됐다. 호텔 측은 앞으로도 중국인 의료관광객을 안내할 계획이었으나 병원 측의 황당한 요구를 듣고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병원 측이 ‘급한 환자가 아니고 사전에 일정을 갖고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는 앞으로 검진 비용의 50%를 통역비로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호텔 관계자는 “제주 의료관광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중국인 고객에게 종합건강검진을 권유했는데 너무나 어처구니없고 창피했다. 다른 병원에 문의해 보니 따로 통역 비용을 낸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병원을 변경하거나 건강검진 안내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제주도로부터 의료관광 선도병원으로 지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의료와 휴양시설을 결합해 건강증진센터, 미용성형센터, 호텔을 갖춘 메디컬리조트를 서귀포시에 조성했다. 병원 측은 개관식에서 메디컬 리조트에 연간 5000명 이상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인은 병원에도 통역 요원이 있기 때문에 따로 통역 비용을 받지 않지만 베트남,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은 통역이 힘들기 때문에 50만 원의 통·번역 비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을 했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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